이회창총리는 14일 퇴직공무원들의 친목단체인 42개 상조회가 순수 친목
단체로의 역할만을 할 수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총무처에 긴급지시했다.

이는 지난주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등에 지원하던 예산중단조치와 42개
공무원상조회에 대한 특별감사발표에 이은 것으로 상조회에 대한 대수술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총무처 감사원등을 총동원,세우회 관우회등 퇴직공무원
상조회 실태조사에 나서고 있어 이들단체의"특별한 위치"를 이용한 각종
진입장벽이 허물어지고 친목단체로 "원위치"할 것이라는 않겠느냐는 성급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사실 상조회는 그동안 이권사업에 개입하며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등 "황금알을 낳는거위"로 인식돼 왔다. 그러니까 상조회에
대한 이총리의 "역할재정립 지시"는 경제분야의 특혜나 비리의 온상을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것으로 해석할수 있다.

세우회등 퇴직공무원 상조회의 특혜시비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들 상조회는 그동안 특별한 지위를 십분활용,각종 사업의 독점계약권을
따내는등 본래의 "친목목적"을 벗어나 수익사업에 몰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여기에는 주무감독관청의 "눈감아주기"감독도 가세한다. 현직공무원들의
퇴직후를 감안,적어도 불공정한 경쟁비리를 모르는척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있었던 기흥골프장 비리사건은 경찰 상조회격인 경우회와 감독기관이
결탁한 대표적인 비리의 예다.

특혜시비는 대부분의 상조회가 공무원연금법에 설립근거를 두고있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총무처장관이 퇴직공무원들의 후생복지를 지원토록한
의무조항이 특혜시비의 출발이란 얘기다.

이에따라 정부부처는 예외없이 상조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총무처마저 산하단체인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통해 상조회에 1억원
한도내에서 운영자금을 대출해주고 있다. 산하 수안보 서울 부산 제주
상록호텔에서는 연간 수백명의 퇴직공무원들에게 무료숙박을 제공하고
있다.

또 시우회는 뚝섬체육공원 골프장관리및 구민회관관리,서울시내 도로굴착
복구공사의 감독대행권을 과점 또는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조회의 사업분야는가 해당부처의 인쇄업무 독점과 자판기 운영이 많다.
42개 상조회중 절반이나 된다. 10여곳은 보험사 대리점업무도 하고있다.
또 서울시를 포함해 거의 모든 시.도는 인쇄업무를 상조회가 운영하는
발간실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제부처와 관련된 상조회론 세우회(국세청)관우회(관세청)조우회
(조달청)는 이같은 독점내지 이권사업에 개입,특혜시비를 불러왔다.

세우회의 경우 현재 병마개 제조업체인 삼화왕관 세왕금속과 주정판매업체
대한주정판매 서한주정, 인쇄업체인 삼협종합등 5개업체에 지분참여하고
있거나 직영하고 있다. 이중 병마개 제조업체는 독점공급업체이며 주정역시
독점은 아니나 과점공급하고 있으며 인쇄업체는 국세청에서 간행하는 각종
인쇄물을 독점 인쇄하고 있다.

관세청 퇴직공무원 단체인 관우회도 수익사업으로 전국 주요세관의
창고임대업을 "배타적"으로 직영하고 있으며 화물수송업체인 협동통운과
인쇄업체인 협동문구에 1백%지분 참여하고 있다.

조달청 퇴직공무원 단체인 조우회도 이와 유사한 이권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상조회가 고수익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일반의 눈에는
곱지않게 비쳐지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땅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한다는 지적이다.

세우회의 자산이 지난해 6월말 기준 모두 6백60억원에 이르는 것이나
거느리고 있는 기업중 삼화왕관이 지난92년 41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은
이를 잘 뒷받침해 준다.

공무원 상조회가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짭짤한 장사를 할수있게 된
것은 이들 단체의 임원 대부분이 전직 고위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 있다.

현직 공무원들로는 대선배인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수 없게돼있다.
뿐만 아니라 현직 공무원들이 퇴직한 후에도 안정적인 직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이들 상조회쪽으로 팔이 굽는 것은 어쩔수 없는 현상이다.

<서명림.김선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