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사과 배 밤나무 등 과일나무 묘목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일부
묘목은 품귀현상을 빚는 등 값이 치솟고 있다.
이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로 쌀농사 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일부 농민들이 밭작물인 과일나무 재배를 선호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과잉생산도 우려되고 있다.
11일 한국과일나무묘목협회와 농민들에 따르면 이달 하순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식목철을 앞두고 농민들이 쌀 등보다 경쟁력이 강하다고 보는
포도.배.사과.복숭아 수종 등의 묘목을 예약구매 하는 등 수요가 급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충남지역에서는 포도 묘목 한그루가 지난해 2백원에 거래됐
으나 올들어서는 무려 12배가 오른 3천5백원선에서 팔리고 있으며, 사과.
배 등도 25%에서 150%까지 폭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충남 예산군 대구농원(주인 강선중.38)의 경우 배 묘목 2천그루를 심었
으나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직전인 지난해 가을 모두 동났으며, 사과 묘목
5천그루도 지난 2월 말에 구매계약을 끝낸 상태이다.
광주.전남지역에서도 밤과 대추 등의 묘목 값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
해 2~3배씩 올랐다.
밤은 묘목 한그루에 고시가격은 4백35원인데도 실제 거래가격은 3배 가
까이 높은 1천2백~1천3백원씩에 거래되고 있다.
또 대추 묘목도 지난해 2천원선이었으나 올해는 천원이 오른 3천원에 팔
리고 있는 실정이다.
과일나무 재배면적이 넓은 경기도 역시 각종 과일나무 묘목 값이 30% 안
팎 뛰어오른데다 식목철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묘목은 품귀현
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내 묘목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은 대추.감.사과.복숭아 등의 경우
2~3년짜리 묘목이 지난해보다 평균 30% 이상 오른 2천5백원에서 3천원선
이다.
이밖에 충북지역을 비롯해 전북, 경북, 강원도 등에서도 과일나무 묘목
값이 종류에 따라 30~250%까지 치솟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천안군 과일나무묘목협회 회장 박수복(58)씨는 "작년에 포도
등의 묘목이 과잉생산돼 가격이 폭락하면서 묘목업체들이 올해산 생산량을
크게 줄인데다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이후 농민들이 과일나무 재배를 선호
하는 사례가 급증해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본격적으로 출하가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는 품귀현상은 물론 가격폭등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