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통신케이블이 불타면서 발생한 통신망의 일대마비는 한마디로
허술한 통신망 관리로 어처구니 없이 확대된 사건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시간현재(10일 오후9시)정확한 화재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피해정도를
자세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서울중심지의 케이블화재는 곧바로 일부 시내
및 시외전화, 국제전화는 물론 이동전화와 삐삐, 컴퓨터통신등 모든 통신
수단의 대량 소통 두절을 유발, 통신케이블의 재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속한 정보유통이 경제.사회활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보화
사회에서 발생한 이번의 장시간 통신 중단 사태는 단순한 통신불통외의
상당한 경제적 사회적 손실을 끼친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통신시설보유 세계8위국이라며 통신선진국을 자부하던 긍지에
찬물을끼어얹는 국가기간통신망의 두절이라는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는
비난도 일고있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서울 지하철1호선 동대문역 부근의 사고지점
통신구는 서울-춘천간을 비롯 서울-문산,서울-대전,서울-부산,서울-인천
등 시외통신선로와 혜화-구로간을 연결하는 케이블로 통신서비스를 위한
중요한 선로이다.

이 통신구의 케이블은 우선 시내및 시외전화,국제전화등 일반전화를 위한
혜화전화국의 No 5ESS교환기 및 하이텔등 정보통신서비스를 할수있는 혜화
전화국의 패킷교환기와도 연결되어 있다. 게다가 이 통신구는 이동전화와
삐삐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이동통신의 이동통신집중국과도 연결되어 있어
운용보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이 통신구에는 직경 2m의 원통으로 2백조의 광케이블(1조에는 수천에서
수만회선의 통화가 가능함)이 지나고 있어 화재 등으로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피해정도가 예상을 뛰어넘을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통신은 따라서 이같은 중요시설에 대한 우회통화로(케이블선로
이상시 다른 케이블로 우회통신하는 루트)를 사전에 구축해 놓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노력을 게을리했다는 비난을 면키어렵다.

한국통신은 이날 화재로 상당량의 통신수단이 중단되자 시내및 전화선로는
우회루트를 구성, 통화어려움을 해소했으나 국제전화 및 컴퓨터통신의 두절
사태를 즉각 해소하지 못했다.

통신전문가들은 이에대해 현재 컴퓨터통신가입자가 1백만명에 달하는등
매년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통신중단사태에 미리 대비해 나가야
할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지진이나 화재로 인한 통신중단사태는 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국내에서 발생된 통신중단사례로는 최대의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중요한 혜화전화국에 연결되는 통신구는 2중,3중의 우회
루트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는 것이다.

<>.통신망마비를 초래한 이번 화재의 원인은 추후 정확히 밝혀지겠지만
이번 기회에 통신선로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유지보수기술향상에도 좀 더
신경을 써야 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화재발생등이 우려되는 상가 지하철역 주변의 통신구에 대해서는 철저한
화재차단시설을 설치하고 통신구를 지하깊이 매몰하는등의 사전예방책을
강구해야한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중요한 통신구는 누구나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항상 신경을
써 철저히 관리해야 할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함께 한국통신은 매년 수차레에 걸쳐 통신선로보수직원(전람원)들의
재훈련을 실시하고있지만 이들에 대한 보수상의 우대등으로 긍지를 갖고
케이블보수작업을 할수 있도록 해주고 신기술전수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한국통신은 이날 통신중단사태가 발생하자 조백제사장을 비롯 동대문
전화국 직원등 50여명으로 긴급대책반을 구성하고 재해대책상황실을 운영
하는등 부산을 떨었지만 화재발생 5시간이 지난 오후9시까지도 복구작업에
나서지 못했다.

물론 화재진압이 늦어진 탓도 있지만 케이블의 소실여부를 파악하지 못해
어디서부터 손을 되야하는지를 몰라 애를 태웠다.

한국통신의 한관계자는 이번에 불탄 통신케이블의 완전 복구까지는 2개월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고 시내 및 시외, 국제전화등은 이날 자정까지
우회루트를 구성, 통화를 복구시켰지만 컴퓨터통신 및 이동전화 삐삐등은
12일이후에나 복구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형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