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종합제철이 김만제회장을 정점으로하는 일원화된 경영지휘체제를
갖추었다. 10일 단행된 포철 상층부의 인사는 경영지휘라인의 일원화와
흐트러진 내부분위기를 수습하는데 촛점이 맞추어져있다고 할 수있다.
"정명식회장. 조말수사장" 때와 같은 힘의 분산에 따른 경영권다툼의
소지를 없앰과 동시에 기존의 서열을 존중,외부인사를 회장으로 앉힌데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둔 인사라는 분석이다. 전무 3사람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킴으로써 사기를 진작시키려한 측면도 있다.

<>.우선 김종진부사장의 사장발탁은 엔지니어출신에 대한 배려로 풀이된다.
회장이나 사장중 한사람은 엔지니어몫으로 해온게 그동안의 관례인데다
김만제회장 자신이 생산.기술부문에 어두운 외부출신 비엔지니어여서 포철의
효율적 경영을 위해서는 엔지니어출신 사장을 발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
라는 얘기다. 김회장도 이사회석상에서 선임인 손근석부사장을 제치고
김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그가 엔지니어라는 점을 많이 고려했다고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포철은 그러나 대표이사는 당분간 회장 한사람만을 두기로했다. 종전과
같이 두사람의 대표이사를 둠으로써 발생할 수있는 경영라인의 혼란을
막기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철 스스로도 일사분란한 경영체제를 구축
하고 내부결속을 강화,경영의 효율을 극대화하기위해 잠정적으로 대표
이사를 회장 한사람만 두기로했다고 밝혔다.

손근석부사장과 부사장급인 신창식감사를 해외근무로 발령한 것은 선임인
두사람을 경영라인에서 뺌으로써 신임 김사장의 업무처리를 용이하게해주기
위한 배려로 보인다. 김회장의 경북고후배인 신창식감사의 경우엔 인사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회장이 직접 해외발령을 결정했다고 포철관계자는
밝혔다. 손부사장과 신감사는 일단 해외근무로 발령했으나 조만간
자회사에 자리를 마련해줄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부사장은 기존의 서열대로 선임됐다. 이번에 부사장으로 승진된
이동춘전무와 조관행전무는 촉탁전무이긴하나 정식전무들보다 포철입사가
훨씬 빠르며 공채1기중 처음으로 부사장으로 올라간 홍상복전무도 서열상
다른 전무들보다 앞이라고 포철은 밝혔다. 외부인사를 회장으로 영입한데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위해 등기이사냐 아니냐에 관계없이 서열대로
부사장을 발탁한 것같다고 포철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물론 같은 공채1기
중에서 유독 홍상복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데는 엔지니어출신에 대한
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무직출신과 엔지니어출신간의 균형유지
차원인 셈인데 이동춘전무와 조관행전무가 각각 서울 법대출신인데 비해
홍상복전무는 서울공대 금속공학과 출신이다.

부사장들의 업무는 관리.영업(이동춘부사장)생산기술(홍상복부사장)기획
조정실(조관행부사장)등으로 나누어 서로간 균형을 유지할 수있도록했다.

포철은 부사장급인사에 이어 금명간 후속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며 가급적
빠른시일내 임시주총을 소집,추가로 임원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공식발표
했는데 후속인사에서는 이사급중 일부가 상무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포철에는 17명의 이사와 7명의 전무(부사장승진자제회)가 있으나
상무는 동경사무소장인 심장섭상무와 인력개발원장인 김병용상무 두사람
뿐이다. 따라서 후속인사에서는 전무급의 관장업무조정과 일부 이사의
상무승진이 있을 것으로 포철관계자들은 보고있다.

임시주총에서는 촉탁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동춘 조관행전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하고 신창식감사의 해외근무발령으로 공석이된 감사자리를
메꾸는 임원선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시주총을 소집하기위해서는
주주명부를 폐쇄한뒤 4주간 공고를 해야하기 때문에 임원선임을 위한
임시주총은 4월중순은 돼야 열릴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의 이사회에서는 신설된 기획조정실에서는 기업문화부(홍보실)
신사업본부 투자관리부 경영정책부등을 관장케된다. 자회사관련업무도
기획조정실 소관이다. 인사를 담당하는 비서부도 당초에는 기조실소속으로
분류됐었으나 막판에 회장직속으로 수정했다.

포철관계자는 기획조정실이 재벌들의 기획조정실처럼 막강한 권한을 갖지는
않으나 회사의 신규사업이나 구조개선업무등을 관장,중요한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희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