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의 디자인개발및 인쇄시장을 노리고 영국과 미국의 세계적 화폐인쇄
업체들이 대거 진출, 초기단계에 불과한 국내 상품권 시장이 벌써부터 외국
업체에 잠식될 우려를 낳고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화폐및 유가증권 제조업체인 영국의
토마스데라우사가 최근 부산 세원백화점과 상품권 디자인개발및 인쇄계약을
체결, 국내 시장에 본격 상륙했다. 초도제작 물량은 1백만장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미국의 아메리칸뱅크사도 한국홀로그램사를 에이전트로 내세워
본격영업에 돌입했으며 조만간 스위스의 세계적 인쇄업체인 지올리도 곧
진출할 전망이다.

상품권은 위조방지 시스템과 디자인 개발등에서 개발업체를 바꾸기가 용이
하지 않아 지속적인 거래가 이루어질수밖에 없어 외국업체의 상륙에 따른
급속한 시장잠식과 기술종속이 우려되고 있다.

영국의 파운드화와 홍콩 달러지폐 동전등을 제조하는등 세계 화폐및 유가
증권 인쇄시장에서 가장 큰 업체로 알려진 토마스데라우는 지난해말부터
국내 홀로그램수입및 인쇄업체인 우진을 에이전트로 내세워 영업활동을
전개해 왔다.

토마스데라우는 현재 신세계 현대백화점등 주요 백화점들과 협상을 추진중
인데 이미 초도물량을 국내 인쇄업체에서 제작한 이들 백화점은 연간계약이
아닌 초도물량만 가계약한 상태여서 토마스데라우에 개발을 맡길수 있다.

초도물량을 정화인쇄소에 맡겼던 롯데는 두번째 물량부터는 토마스데라우
에서 인쇄해 수입할 방침이다.

지난해말 토마스데라우와 계약을 추진했다가 납기일이 오래걸려 경쟁
백화점과발매시기를 맞출수 없다는 이유로 국내업체에서 인쇄한 신세계는
두번째물량를 이회사에 맡기기로하고 곧 가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상품권을 완제품으로 만들어 수입하면 외국환관리법에 의해 한국
은행총재의 승인을 받아야하고 보험료등의 추가비용이 들기 때문에 밑그림
인쇄와 위조방지책등 90%이상의 공정을 마친상태로 수입해 국내에서 금액과
재무부 승인번호등을 마무리 인쇄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이같이 국내 대형백화점들이 외국업체에 상품권 인쇄를 맡기려는 것은
국내인쇄업체들이 상품권을 개발해본 경험이 없고 준비 기간이 짧아 디자인
과 위조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백화점측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국내 상품권이 일본보다 다양한 위조방지책을 채택하고
있는 점등을 들어 불필요한 외화낭비라는 지적도 일고있다.

이들 대형백화점들은 현재 국내 상품권 발행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들이어서 계약이 이루어지면 앞으로 큰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고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