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기업] 회생 몸부림'IBM'..리스트럭처링 출혈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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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이 흑자로 돌아섰다.
다국적기업의 대명사인 IBM은 지난해 4.4분기결산에서 3억8천2백만달러의
순익을 기록,92년 2.4분기이후 처음으로 분기별순익을 올렸다.
그러나 분석가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한분기동안 좋았던 것을 가지고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라고 주장한다. IBM관계자들도 얼굴에
희색을 띠기는 아직 이르다는 솔직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
93년 한해 전체로 IBM은 81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기업역사상"일년
농사"에서 이렇게 큰 손해를 보는 것은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사례이다.
미국경기가 전반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했던 지난해 4.4분기중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및 서비스와 관련된 미국시장영업수익은 9%나 증가했다. 그러나
유럽시장의 1%감소,아시아시장의 4%감소가 미국에서의 영업호조를 상쇄시켜
전체적으로는 1백94억달러로,전년동기대비 1%감소하는데 머물렀다. 이에
비해 리스트럭처링(사업재편)에 의한 비용부담은 엄청났다.
지난해 상반기에 실시된 공장폐쇄 인원감축등 리스트럭처링비용은 약89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연말 현재 전세계 IBM의 고용인력은 25만6천명으로
정확히 1년만에 4만5천여명이 잘려나갔다.
결국 IBM의"4.4분기흑자"는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과정에서 피가 멎었다는
정도의 의미를 갖는 셈이다. 창업이래 순탄하게 성장해온 IBM이 처음으로
적자를 보인 것은 91년1.4분기였다. 그로부터 2년반,환부제거작업을 벌인
회사는 최악의 상태에서 겨우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IBM으로서는 살아남기 위해 오래동안 지켜온 전통마저 포기해야만 했던
과정이었다. 실적전환의 원동력이 된것은 대규모의 리스트럭처링에 의한
비용구조의 극적인 개선으로,지난 90년 IBM은 오랜 전통이었던 논레이오프
(해고하지 않는다) 정책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이후 3년여에 걸쳐 고용자수를 약 8만8천명이나 줄여왔다. 퇴직금부담
등으로 일시적으로는 지출이 늘어났지만 중장기적인 비용절감의 효과는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IBM은 부동산도 팔아치우고 있다. 올해안으로 미국내 전체 사무실면적을
91년의 거의 절반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연간
2천5백만달러의 경비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성역시해왔던 연구개발비용도 90년부터 3년간 10억달러를
줄여왔다.
최근 월가의 증권분석가들을 불러모아 분기실적설명회를 하는 자리에서
제롬 요크 부사장겸 최고재무책임자는 "해야할 일이 아직 많지만 IBM은
분명히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다는 그의 얘기는 IBM이 거대한 덩치였던 만큼
3년여에 걸친 리스트럭처링이후에도 정리해야할 부분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60,70년대의 IBM은 사실상 세계컴퓨터시장을 독점해왔다. 당연히 이윤은
남아돌고 코스트삭감같은 단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전혀 없었다. 독점기간
이 그만큼 길었으니 아무리 냉혹하게 리스트럭처링을 해왔다고해도 경비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얼마든지 남아있다는 것이 최고경영진의 설명이다.
뉴욕주식시장도 IBM이 1년반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에 오히려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발표가 나온 지난달 25일 뉴욕증권거래소의 IBM주는 전날
종가보다 37.5센트 떨어진 58달러25센트에 마감됐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IBM이 흑자를 올리기는 했지만 과거 이회사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범용컴퓨터를 대체할만한 유망상품이 떠오르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 모아졌다.
PC로 대변되는 소형컴퓨터가 활개를 치고 있는 마당에 범용컴퓨터의
시장이 좁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해 4.4분기중 회사의 범용컴퓨터
출하대수는 전년동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매출액은 30%나 감소
했다. 인기가 떨어져 할인판매가 횡행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IBM도 PC나 서비스관련사업을 앞으로의 수익원으로 키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현재의 범용컴퓨터에 비해 이익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결국 회사는 범용기종에서 멀어지려 하면서도 당장의 수익은 범용에 상당
부분을 의존할수밖에 없다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
회사의 업적이 한꺼번에 크게 늘지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IBM이 올해중 마이크로프로세서(초소형연산처리장치)를 탑재한
새로운 PC를 선보일 예정으로 있는등 새로운 유망상품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재생을 따져야할 시기가 그리 멀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재림기자>
다국적기업의 대명사인 IBM은 지난해 4.4분기결산에서 3억8천2백만달러의
순익을 기록,92년 2.4분기이후 처음으로 분기별순익을 올렸다.
그러나 분석가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한분기동안 좋았던 것을 가지고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라고 주장한다. IBM관계자들도 얼굴에
희색을 띠기는 아직 이르다는 솔직한 진단을 내리고 있다.
93년 한해 전체로 IBM은 81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기업역사상"일년
농사"에서 이렇게 큰 손해를 보는 것은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사례이다.
미국경기가 전반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했던 지난해 4.4분기중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및 서비스와 관련된 미국시장영업수익은 9%나 증가했다. 그러나
유럽시장의 1%감소,아시아시장의 4%감소가 미국에서의 영업호조를 상쇄시켜
전체적으로는 1백94억달러로,전년동기대비 1%감소하는데 머물렀다. 이에
비해 리스트럭처링(사업재편)에 의한 비용부담은 엄청났다.
지난해 상반기에 실시된 공장폐쇄 인원감축등 리스트럭처링비용은 약89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연말 현재 전세계 IBM의 고용인력은 25만6천명으로
정확히 1년만에 4만5천여명이 잘려나갔다.
결국 IBM의"4.4분기흑자"는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과정에서 피가 멎었다는
정도의 의미를 갖는 셈이다. 창업이래 순탄하게 성장해온 IBM이 처음으로
적자를 보인 것은 91년1.4분기였다. 그로부터 2년반,환부제거작업을 벌인
회사는 최악의 상태에서 겨우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IBM으로서는 살아남기 위해 오래동안 지켜온 전통마저 포기해야만 했던
과정이었다. 실적전환의 원동력이 된것은 대규모의 리스트럭처링에 의한
비용구조의 극적인 개선으로,지난 90년 IBM은 오랜 전통이었던 논레이오프
(해고하지 않는다) 정책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이후 3년여에 걸쳐 고용자수를 약 8만8천명이나 줄여왔다. 퇴직금부담
등으로 일시적으로는 지출이 늘어났지만 중장기적인 비용절감의 효과는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IBM은 부동산도 팔아치우고 있다. 올해안으로 미국내 전체 사무실면적을
91년의 거의 절반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연간
2천5백만달러의 경비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회사는 추산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성역시해왔던 연구개발비용도 90년부터 3년간 10억달러를
줄여왔다.
최근 월가의 증권분석가들을 불러모아 분기실적설명회를 하는 자리에서
제롬 요크 부사장겸 최고재무책임자는 "해야할 일이 아직 많지만 IBM은
분명히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다는 그의 얘기는 IBM이 거대한 덩치였던 만큼
3년여에 걸친 리스트럭처링이후에도 정리해야할 부분이 남아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60,70년대의 IBM은 사실상 세계컴퓨터시장을 독점해왔다. 당연히 이윤은
남아돌고 코스트삭감같은 단어를 염두에 둘 필요가 전혀 없었다. 독점기간
이 그만큼 길었으니 아무리 냉혹하게 리스트럭처링을 해왔다고해도 경비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얼마든지 남아있다는 것이 최고경영진의 설명이다.
뉴욕주식시장도 IBM이 1년반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는 소식에 오히려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발표가 나온 지난달 25일 뉴욕증권거래소의 IBM주는 전날
종가보다 37.5센트 떨어진 58달러25센트에 마감됐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IBM이 흑자를 올리기는 했지만 과거 이회사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범용컴퓨터를 대체할만한 유망상품이 떠오르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 모아졌다.
PC로 대변되는 소형컴퓨터가 활개를 치고 있는 마당에 범용컴퓨터의
시장이 좁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해 4.4분기중 회사의 범용컴퓨터
출하대수는 전년동기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매출액은 30%나 감소
했다. 인기가 떨어져 할인판매가 횡행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IBM도 PC나 서비스관련사업을 앞으로의 수익원으로 키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상품은 현재의 범용컴퓨터에 비해 이익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결국 회사는 범용기종에서 멀어지려 하면서도 당장의 수익은 범용에 상당
부분을 의존할수밖에 없다는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
회사의 업적이 한꺼번에 크게 늘지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IBM이 올해중 마이크로프로세서(초소형연산처리장치)를 탑재한
새로운 PC를 선보일 예정으로 있는등 새로운 유망상품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재생을 따져야할 시기가 그리 멀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재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