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명그룹은 재기할수 있을 것인가.

지난해 10월 봉명산업이 부도를 낸데이어 동창제지마저 3일
부도처리됨으로써 봉명그룹의 재기여부가 관심을 모으고있다.

봉명그룹계열 동창제지는 이날 은행으로 돌아온 원을 막지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동창제지의 부도는 지난해 부도난 봉명산업과 도투락에 대한 지급보증
5백여억원이 문제가돼 일어났다. 동창제지는 지난해10월 봉명산업 부도
이후 운전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오는12일 지급보증만기예정인
30억원에 대해 대한보증보험이 경신을 거부함에따라 금융권으로부터의 대출
길이 사실상 끊겼다. 이에따라 동창제지는 제품판매대금으로 돌아오는 어음
을 결제해왔으나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부도를 냈다.

그러나 봉명그룹측은 봉명산업과 동창제지의 잇딴 부도에도 불구,이들업체
의 부도가 단기자금경색으로 일어난 "흑자부도"인만큼 이 시기만 넘기면
재기할 수있다고 주장하고있다. 더욱이 지난1월말 이종만회장체제였던 봉명
산업이 이승무부회장(현민자당의원)친정체제로 바뀌면서 경영합리화를 추진
하고있는데다 매각을 추진중인 경주보문단지내 80여만평의 부지가 경주도시
계획에 포함돼 자구노력이 손쉬워져 자금사정이 상반기중 풀릴 것으로 보고
있다. 봉명그룹은 법정관리 또는 은행관리등도 전혀 고려하지않고 있다고
밝히고있다.

또 아세아시멘트 아세아제지 디지콤등 고이동령회장의 2남 병무씨와 4남
윤무씨가 경영하고있는 아세아시멘트계열의 기업들은 봉명산업 동창제지
등과 상호출자및 지급보증이 거의없어 문제될게 없다고 밝히고있다. 아시아
시멘트는 봉명산업에 1백88억여원을 채무보증했으나 충분한 담보를 잡고있어
전혀 문제가 될것이 없다고 주장하고있다.

봉명산업은 지난해10월 청구주택에 보문단지내 80여만평의 부지를
1천1백여억원에 매각하는데 실패,90여억원의 어음을 결제하지 못하고
부도를 냈으나 오는4월 경주도시계획이 확정되면 분할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부동산경기가 침체된데다 규모가 큰 보문단지 80여만평의 매각이
쉽지 않아 자구노력이 어려웠으나 도시계획확정이후에는 상가 온천 콘도
호텔부지등 용도별로 나눠팔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부지가격도 지난해 10월당시 1천1백억원이었던 것이 오는4월이후에는
3천억원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돼 총부채금액 1천9백여억원을 충분히 갚을수
있다고 주장하고있다. 이와함께 경주시외곽지역의 골프장부지 2백만평과
설악산 척산온천지역 3만평의 매각도 추진중이라고 봉명측은 밝혔다.

봉명산업은 지난해 부도이후에도 회사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고있다.
인천공장에서 자동차부품 냉장고부품등을 만들고 있으며 지난해10월
봉명산업에 흡수합병된 도투락 평택공장에서도 냉동만두등을 계속
생산중이다. 또 신규채용은 않고있으나 부도가 나기전 종업원
1천1백여명이 계속 남아 제품을 만들어내고있다.

봉명산업은 은행등 채권단이 회사재기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있어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있다고 설명하고있다. 채권단의 지원이 계속되고있다는
주장이다.

동창제지의 경우 봉명산업이 재기하면 곧바로 회생할것으로 보고있다.
백판지업계 매출3위(7백50여억원)인 동창제지는 재무구조가 비교적 건실해
봉명산업에 대한 지급보증이 해결되면 자동적으로 정상화된다는 것이다.

봉명그룹의 재기여부는 결국 보문단지 80여만평 부지매각등 자구노력의
성사여부와 채권단이 얼마나 더 기다려줄지에 달렸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지난47년 탄광산업으로 시작한 봉명그룹이 계열사부도
라는 창사이후 최대위기를 과연 극복할수 있을는지의 여부는 올해안으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현승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