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자동차산업이 경기침체및 엔고등으로
생산을 감축하거나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어 공동화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의 산업관련 데이타뱅크인 NEEDS-IO는 최근
일본의 연간 자동차생산대수가 지난 92년의 1천2백만대에서 8백만대로33%
줄어들 경우 산업전체의 매출액이 13조2천4백억엔(1.5%)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취업자 1인당 20만엔이 조금 넘는 액수이다.

자동차 한 대에는 2만개 이상의 부품이 사용되며 각 자동차업체에 딸린
각종 소재산업의 분야가 매우 광범위해 제조업부문만을 고려하더라도
매출감소액은 10조9천억엔(3%)에 이른다.

지난 92년말 현재를 기준으로 자동차관련산업의 연간 매출액은 일본
국민총생산(GNP)의 10%에 이를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업종별 매출감소액을 보면 자동차부품부문이 약3조7천억엔(16%)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연간 매출액이 1조2천억엔을 넘는
일본전장(93년말 기준)과 같은 기업이 3개 가량 없어지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말이다.

철강산업의 경우 매출감소액은 약5천3백억엔(2%)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자동차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비철금속등 소재산업도 약2천억엔 가량의
매출감소가 예상됐다.

표면처리강판등 자동차산업 수요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신일철등 고로사
들은 설비폐기를 포함한 합리화계획을 다시 추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타이어와 유리 플라스틱부문의 매출액도 2~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생산 감소의 영향은 비단 제조업부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매출액의 60% 가량을 자동차를 포함한 각종 산업부문에 의존하고 있는
전력부문과 융자등 자동차산업과의 관련성이 매우 깊은 금융기관의 경우
매출액 및 경상수익 감소액은 각각 1천4백억엔(1.1%)과 약2천8백억엔(1%)
으로 조사됐다.

일본 자동차업계에 공동화의 조짐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작년2월 일본 제2위의 자동차메이커인 닛산(일산)이 가나가와(신나천)현
자마(좌간)시에 있는 대형차량공장(85만3천 )을 2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부터이다.

당시 닛산의 이같은 발표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언론들은
거품경제 붕괴 이후 계속되는 불황으로 일본경제를 대표하는 중추산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논평했다.

자마공장은 수도권에 위치한 닛산의 주력공장으로 국내외 정.재계등 많은
인사들이 견학을 하는등 일본제조업의 쇼윈도우 역할을 해 왔다.

이후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생산및 인원감축에 대한 발표가 잇따랐으며
많은업체들이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건비가 싼 지역으로
생산거점을이전키로 결정했다.

결국 작년 일본의 국내 자동차생산량은 92년보다 10.2% 줄어든 1천1백23만
대에 그쳐 2차대전후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한 반면 미국 현지공장에서의
생산량은 1백82만7천8백2대로 8.3% 늘어나는등 해외 현지생산량은 급증세를
나타냈다.

올해들어서도 일본 자동차업계의 생산거점 이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일본의 자동차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