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제대로 장사를 하지 못했다.

내로라하는 한양화학 이 적자로 돌아섰다. 대림산업 유공 호남석유화학
등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규모투자로 신규참여한 삼성종합화학
현대석유화학은 1천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 합성수지
업체인 대한유화는 자금난을 견디다못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말았다.

석유화학업계는 제2차석유파동이 일어난 지난80년대초이후 최악의 해를
맞은 것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해 온 석유화학이 미운오리로 전락
하고 만셈이다.

석유화학업계가 이처럼 고전하게 된것은 공급과잉으로 국내외 가격이 바닥
을 모르고 계속해서 곤두박질친데 따른것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수요가
정체상태에 빠진것도 실적부진의 한요인으로 지적된다.

이같은 요인들로 인해 지난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쪽은 기초유분 및 합성
수지를 생산하는 NCC(나프타분해공장)업체. 호남석유화학등 후발 6개사는
물론 유공 대림산업등 선발 2개사까지 적자를 냈다. 업체별로 적게는 1백억
원대에서부터 많게는 1천억원대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국내 최대기초유분업체인 대림산업(석유화학사업부)의 경우 외형까지 줄어
들었다.

NCC분야의 잇단 신규참여로 기초유분 거래선을 잃으면서 매출액이 무려
25.8%나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NCC분야가 더이상 "알짜중의 알짜"사업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NCC업계는 지난해 국내외 가격폭락에다 과중한 금융비부담까지 겹쳐 크게
고전했다. 주력품목인 HDPE(고밀도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등 범용
수지의 국내판매가가 91년에 비해 46%나 폭락했다. 원가의 64%에 불과한
가격에 파는 출혈경쟁이 화를 자초하고 만것이다.

해외시장의 사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범용수지의 수출가는 지난 2년
동안 50%이상 떨어졌다. 남아도는 물량을 소화하기위한 울며겨자먹기식
수출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고정비와 금융비부담도 NCC업계의 영업부진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신규참여업체의 경우 과도한 감가상각부담이 실적부진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기존업체들도 신규참여업체들과의 경쟁력제고를
겨냥한 수직계열화투자로 인한 금융비부담으로 타격을 받았다.

미원유화와 동부화학등 합성수지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들은 NCC쪽에
비해 영업실적이 그나마 나았다. 신규사업으로 인한 감가상각부담이
그만큼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합섬원료쪽도 지난해 시원찮은 장사를 했다. 한국카프로락탐은 카프로락탐
국제가 하락 여파로 매출이 3.7%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었다. 경상이익과
순익 또한 17.4% 14% 각각 감소했다.

합성고무쪽은 다른부문과는 달리 92년에 비해 좋은 실적을 올렸다. 금호
석유화학은 국내 공급후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시장에서 소화하는 전략으로
26.2% 늘어난 2백50억원의 경상이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