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구력10년째이므로 이젠 홀인원도 한번 기록하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건강한 몸으로 계속 골프를 칠수있었으면 좋겠고요"

평균골퍼 고우영씨(만화가.55)의 소박한 바람이다. 그를 평균골퍼라고 부른
것은 그가 유명만화가라는 것을 제외하면 일반 아마추어골퍼들과 다른 점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85년(46세)에 채를 잡았으니 햇수로 10년 골프를 쳤다. 소시적에는 핸디캡
10까지 기록했었으나 지금은 공인핸디캡 19의 보기플레이어로 평범한 실력
이다. 아직 홀인원은커녕 이글도 한번 잡아보지 못했지만 지금도 1주일에
1-2번 꼭 필드에 나가 골프를 즐긴다.

"만화그리는 것이 천직인 나에게 골프이상 좋은 운동이 없습니다. 필드에
하루 나가기 위해 나머지 6일동안은 계획성있는 일과를 보내지요. 생업을
침해당하지 않으면서도 삶의 윤활유역할을 해주니 그만입니다. 특히 결혼
25주년인 은혼식날 골프를 시작했고 지병인 디스크가 골프를 하면서 나아
나에게 골프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골프시작후 석달동안 필드에 나가지않고 연습만 했다는 고씨는 머리얹는날
파4개를 잡은끝에 1백8타를 쳤고, 두번째 나갈때 이미 98타로 100의 벽을
깨 대기만성이라며 주위의 칭찬이 자자했었다. 그러나 그때부터 제자리로
돌아와 세자리수에서 전전했었다는 그는 지금도 골프를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3개월동안은 필드에 나갈 생각말고 오로지 연습만 하라"고 충고한다.

고씨는 요즈음 박수동 허영만씨등 만화가팀, 프로골퍼 이일안씨, 여행인
클럽회원들과 주로 라운드하는데 열살 아래인 허영만씨가 최대 라이벌이자
평생 스크래치플레이어라고.

자신은 자유직업인, 야인으로서 순전히 골프가 좋아서 하기때문에 정부의
골프억제같은 것에는 오불관언이지만 일반골퍼들에게는 할말이 많단다.

"우리 골퍼들은 골프를 자치기나 윷놀이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 나머지 매너에는 신경을 덜 씁니다. 연습스윙하면서 잔디를 파내는
일이 다반사이고 그린보수기는 캐디나 선수들이 소지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아요"

주간골프지와 안양CC발행 "무한추구"에 수년째 골프만화를 싣고 있는 고씨
는 "골프라는 특수소재의 만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드에 나가 현장
경험을 해야한다"며 "지금은 1회용 웃음위주이지만 앞으로는 매너 에티켓
등 우리의 골프문화를 가꾸는데 일조하는 내용으로 꾸며볼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