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중공업과 한국중공업이 2억2천만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비샤
시멘트공장 건설공사 수주를 놓고 탄원서와 해명자료로 공방전을 벌이고
나서자 상공자원부가 25일 두 회사관계자를 불러 대질심문을 갖기에 이르러
눈길.

이번 공방은 이번 수주에서 한라중공업측에게 막판 공략을 당한 한국
중공업이 상공자원부에 "한라중공업이 덤핑수주로 1천7백만 달러의
외화손실을 자초했다"며 정부당국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내면서 시작.

한중측은 탄원서를 통해 1차입찰에서 한중이 2억2천8백만달러를 써넣어
최저응찰자로 최종 낙찰을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1천7백만달러 차이로
2위였던 한라가 갑자기 끼어들어 덤핑수주했다고 주장.

한중은 이와함께 "해외시장에서 국내업체간 과당경쟁은 현행 대외무역관리
규정 제7조에 따라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70년대식 덤핑을 자행해
실정법 위반"이라고 공격.

이에대해 한라중공업측은 "한중측의 탄원서는 비샤공장과 비슷한 규모의
타북시멘트공장 수주전을 감안한 심리전일 뿐"이라고 일축.

한라측의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측이 한라를 선택한 것은 가격문제가
아니라 기술문제"라며 "한라가 제1공장인 지잔공장의 기술지원회사인 미국
풀러사에게 신설되는 비샤공장의 기술보증을 맡겨 기술적 우위에 서게
되었으며 한중도 이점을 잘 알것"이라고 반박.

한라는 또 수주가격 문제에 대해서도 "2차와 3차에 걸친 기술평가과정에서
공정과 공법등을 수정,건설비 자체가 낮아진 것"이라며 "1차응찰가격만으로
덤핑여부를 속단하는 것은 잘못된 계산"이라고 주장.

이번공방은 정인영 한라그룹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주처인 SPCC와
정식계약을 체결하게되는 31일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다 현재 수주전이
벌어지고있는 타북시멘트공장 1차입찰에서도 한중이 최저응찰자로 한라가
5위로 랭크되어 있는 상태에서 벌어진 것이어서 더욱 관심.

업계관계자들은 비샤입찰과 관련 한라의 정회장은 한중의 전신인 현대양행
을 빼앗겼던 뼈아픈 과거를 되새기며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이번 공사만은
따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던점이 서로를 자극시켰을 것이라고
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