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대 본고사 문제 <<<...연세대 국어 <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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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식 6-9]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중립국으로 가는 석방 포로를 실은 인도 배 타고르 호는,
흰 페인트로 말쑥하게 칠한 삼천 톤의 몸을 떨면서, 물건처럼 빼곡히
들어찬 동지나 바다의 훈김을 헤치며 미끄러져 간다. 석방 포로 이명준은,
오른 편에 곧장 갑판으로 통한 사닥다리를 타고 내려가, 배 뒤 쪽 난간에
가서, 거기 기대어 선다. 담배를 꺼내 물고, 라이터를 켜 댔으나 바람에
──────────────────────
자꾸 꺼져서 몇 번이나 그르친 끝에,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오른
─────────────────────────────────
팔로 얼굴을 가리고 간신히 당긴다. 그 때다. 또 그 눈이다. 배가 떠나고
────────────────
부터 가끔 나타나는 허깨비다.
<나>
"......그런 쳐 죽일 놈이, 깎어 죽여두 아깝잖을 놈이! 그놈이 경찰서장
하라닝개루 생판 사회주의 허다가 뎁다 경찰서에 잽혀? 오사육시를 할 놈이
그 놈이 그게 어디 당한 것이라구 지가 사회주의를 히여? 부자 놈의 자식이
무엇이 대껴서 부랑패에 들어?....."
아무도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 뜨리고 섰기 아니면 앉았을
뿐, 윤직원 영감이 잠깐 말을 끊지자 방안은 물을 친 듯이 조용합니다.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오죽이나....."
윤직원 영감은 팔을 부르걷은 주먹으로 방바닥을 땅 치면서 성난 황소가
영각을 하듯 고함을 지릅니다.
<다>
우리 아저씨 말이지요? 아따 저 거시키, 한참 당년에 무엇이냐 그놈의 것,
사회주의라더냐 막덕이라더냐, 그걸하다 징역살고 나와서 폐병으로 시방
앓고 누웠는 우리 오촌 고모부 그 양반.....
머, 말두 마시오.
대체 사람이 어쩌면 글쎄 .....내 원!
신세 간 데 없지요.
자, 십 년 적공, 대학교까지 공부한 것 풀어먹지도 못했지요. 좋은 청춘
어영부영 다 보냈지요. 신분에는 전과자라는 붉은 도장 찍혔지요. 몸에는
몹쓸 병까지 들었지요. 이 신세를 해가지굴랑은 굴 속 같은 오두막집 단간
셋방 구석에서 사시장철 밤이나 낮이나 눈 따악 감고 드러누웠군요.
재산이 어디 집터전인들 있을 턱이 있나요. 서발막대 내저어야 짚검불 하나
걸리는 것 없는 철빈인데.
<라>
그리고 통인이 인을 받아서 찍었다. 그 뚜욱뚜욱 하는 소리는 저 엄고
치는 소리와 같고, 그 찍어 놓은 꼴은 마치 북두성이 세로 놓인 듯이
삼성이 가로질린 듯이 벌여 있다. 뒤를 이어서 호장이 증서를 한 번 읽
어 끝내었다. 부자는 한참 머엉하다가 말했다.
"양반이 겨우 요것뿐이란 말씀이우? 내가 듣기엔 ''양반''하면 신선이나
다름없다더니, 정말 이것뿐이라면 너무도 억울하게 곡식만 몰수당한
것이어유. 아무쪼록 좀 더 이롭게 고쳐 주시기유." 군수는 그제야 부자
의 요청에 의하여 증서를 고쳐 만들기로 했다.
<마>
대원군은 한말의 동키호테였다. 그는 바가지를 쓰고 벼락을 막으려
하였다. 바가지는 여지없이 부스러졌다. 역사는 조선이라는 조그마한
땅덩이나마 너무 오래 뒤떨어뜨려 놓지 아니 하였다.
갑신정변에 싹이 트기 시작하여 가지고 일한합방의 급격한 역사적
변천을 거치어 자유주의의 사조는 기미년에 비로소 확실한 걸음을 내어
디디었다.
자유주의의 새로운 깃발을 내어 건 ''시민''의 기세는 등등하였다.
"양반? 흥! 누구는 발이 하나길래 너희만 양발(반)이라느냐?" "법률의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
"돈......돈이 있으면 무어든지 할 수 있다." 신흥 부르조아지는
민주주의의 간판을 이용하여 노동자/농민의 등을 어루만지고 경제적으로
유력한 봉건귀족와 악수를 하는 동시에 지식 계급을 대량으로 주문하였다.
<바>
사면에 기화요초는 우거졌고 시냇물 소리는 종종하며 인적이 고요한데,
흰 구름 푸른 수풀 사이에 현판 하나이 달렸거늘, 자세히 보니 다섯
글자를 크게 썼으되 ''금수회의소''라 하고 그 옆에 문제를 걸었는데,
''인류를 논박할 일''이라 하였고, 또 광고를 붙였는데 ''하늘과 땅 사이에
모슨 물건이든지 의견이 있거든 의견을 말하고 방청을 하려거든 방청하
되 각긱 자유로 하라'' 하였는데, 그곳에 모인 물건은 길짐승/날짐승/
버러지/물고기/풀/나무/돌 등물이 다 모였더라.
[주관식 6] 위에 인용한 작품들 중에서 <가>를 제외한 <나>-<바>에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작가의 창작 수법은? (3점)
[주관식 7] <가>-<바> 중에는 동일한 작가의 글들이 있다. 그것들을
모두 찾아 기호를 쓰시오. (2점)
[주관식 8] 글 <나>는 장편소설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그 속에는 작품
의 제목을 추정할 수 있는 문장이 들어 있다. 그 문장을 찾아 쓰시오.
(3점)
[주관식 9] 글 <가>의 밑줄 친 부분에 있는 서술어들은 대부분이 그
주어가 동일하나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을 찾아 쓰시오. (2점)
<가>
바다는, 크레파스보다 진한, 푸르고 육중한 비늘을 무겁게 뒤채면서,
숨을 쉰다. 중립국으로 가는 석방 포로를 실은 인도 배 타고르 호는,
흰 페인트로 말쑥하게 칠한 삼천 톤의 몸을 떨면서, 물건처럼 빼곡히
들어찬 동지나 바다의 훈김을 헤치며 미끄러져 간다. 석방 포로 이명준은,
오른 편에 곧장 갑판으로 통한 사닥다리를 타고 내려가, 배 뒤 쪽 난간에
가서, 거기 기대어 선다. 담배를 꺼내 물고, 라이터를 켜 댔으나 바람에
──────────────────────
자꾸 꺼져서 몇 번이나 그르친 끝에,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오른
─────────────────────────────────
팔로 얼굴을 가리고 간신히 당긴다. 그 때다. 또 그 눈이다. 배가 떠나고
────────────────
부터 가끔 나타나는 허깨비다.
<나>
"......그런 쳐 죽일 놈이, 깎어 죽여두 아깝잖을 놈이! 그놈이 경찰서장
하라닝개루 생판 사회주의 허다가 뎁다 경찰서에 잽혀? 오사육시를 할 놈이
그 놈이 그게 어디 당한 것이라구 지가 사회주의를 히여? 부자 놈의 자식이
무엇이 대껴서 부랑패에 들어?....."
아무도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고개를 떨어 뜨리고 섰기 아니면 앉았을
뿐, 윤직원 영감이 잠깐 말을 끊지자 방안은 물을 친 듯이 조용합니다.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오죽이나....."
윤직원 영감은 팔을 부르걷은 주먹으로 방바닥을 땅 치면서 성난 황소가
영각을 하듯 고함을 지릅니다.
<다>
우리 아저씨 말이지요? 아따 저 거시키, 한참 당년에 무엇이냐 그놈의 것,
사회주의라더냐 막덕이라더냐, 그걸하다 징역살고 나와서 폐병으로 시방
앓고 누웠는 우리 오촌 고모부 그 양반.....
머, 말두 마시오.
대체 사람이 어쩌면 글쎄 .....내 원!
신세 간 데 없지요.
자, 십 년 적공, 대학교까지 공부한 것 풀어먹지도 못했지요. 좋은 청춘
어영부영 다 보냈지요. 신분에는 전과자라는 붉은 도장 찍혔지요. 몸에는
몹쓸 병까지 들었지요. 이 신세를 해가지굴랑은 굴 속 같은 오두막집 단간
셋방 구석에서 사시장철 밤이나 낮이나 눈 따악 감고 드러누웠군요.
재산이 어디 집터전인들 있을 턱이 있나요. 서발막대 내저어야 짚검불 하나
걸리는 것 없는 철빈인데.
<라>
그리고 통인이 인을 받아서 찍었다. 그 뚜욱뚜욱 하는 소리는 저 엄고
치는 소리와 같고, 그 찍어 놓은 꼴은 마치 북두성이 세로 놓인 듯이
삼성이 가로질린 듯이 벌여 있다. 뒤를 이어서 호장이 증서를 한 번 읽
어 끝내었다. 부자는 한참 머엉하다가 말했다.
"양반이 겨우 요것뿐이란 말씀이우? 내가 듣기엔 ''양반''하면 신선이나
다름없다더니, 정말 이것뿐이라면 너무도 억울하게 곡식만 몰수당한
것이어유. 아무쪼록 좀 더 이롭게 고쳐 주시기유." 군수는 그제야 부자
의 요청에 의하여 증서를 고쳐 만들기로 했다.
<마>
대원군은 한말의 동키호테였다. 그는 바가지를 쓰고 벼락을 막으려
하였다. 바가지는 여지없이 부스러졌다. 역사는 조선이라는 조그마한
땅덩이나마 너무 오래 뒤떨어뜨려 놓지 아니 하였다.
갑신정변에 싹이 트기 시작하여 가지고 일한합방의 급격한 역사적
변천을 거치어 자유주의의 사조는 기미년에 비로소 확실한 걸음을 내어
디디었다.
자유주의의 새로운 깃발을 내어 건 ''시민''의 기세는 등등하였다.
"양반? 흥! 누구는 발이 하나길래 너희만 양발(반)이라느냐?" "법률의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
"돈......돈이 있으면 무어든지 할 수 있다." 신흥 부르조아지는
민주주의의 간판을 이용하여 노동자/농민의 등을 어루만지고 경제적으로
유력한 봉건귀족와 악수를 하는 동시에 지식 계급을 대량으로 주문하였다.
<바>
사면에 기화요초는 우거졌고 시냇물 소리는 종종하며 인적이 고요한데,
흰 구름 푸른 수풀 사이에 현판 하나이 달렸거늘, 자세히 보니 다섯
글자를 크게 썼으되 ''금수회의소''라 하고 그 옆에 문제를 걸었는데,
''인류를 논박할 일''이라 하였고, 또 광고를 붙였는데 ''하늘과 땅 사이에
모슨 물건이든지 의견이 있거든 의견을 말하고 방청을 하려거든 방청하
되 각긱 자유로 하라'' 하였는데, 그곳에 모인 물건은 길짐승/날짐승/
버러지/물고기/풀/나무/돌 등물이 다 모였더라.
[주관식 6] 위에 인용한 작품들 중에서 <가>를 제외한 <나>-<바>에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작가의 창작 수법은? (3점)
[주관식 7] <가>-<바> 중에는 동일한 작가의 글들이 있다. 그것들을
모두 찾아 기호를 쓰시오. (2점)
[주관식 8] 글 <나>는 장편소설의 한 부분이다. 그런데 그 속에는 작품
의 제목을 추정할 수 있는 문장이 들어 있다. 그 문장을 찾아 쓰시오.
(3점)
[주관식 9] 글 <가>의 밑줄 친 부분에 있는 서술어들은 대부분이 그
주어가 동일하나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을 찾아 쓰시오. (2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