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퇴근길에 친구들과 어울려 소주를 마시며 세상얘기를 즐길
때였다. 우리옆에 먼저온 한패가 술이 취해 왁자지껄하며 얘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야 임마, 형님이라고 불러" "야 이놈아, 니가 무슨 형님이고"
"이놈봐라, 술에 취하니 눈에 보이는게 없나봐" "나는 술에나 취해서
보이는게 없지만 너는 출세하더니 보이는게 없냐. 아무나 보고 형님
노릇 할라카네" "야 임마 그런소리 하지마. 내가 언제 그랬어" "조심
해라. xxx이는 권력에 눈이 어두워 잘 놀다가 백담사 갔고, xxx이는
돈에 눈이 멀어 설치다가 감옥소 가게 됐다야" "하하하 자 한잔씩 들자"
정말 재미있는 얘기였다.

술에 취해도 눈에 보이는게 없지만 돈에 취해도 권력에 취해도 눈에
보이는게 없어지나 보다.
그래! 술취하면 정말 하늘이 돈짝만하게 좁아지다가 나중에는 지나가는
버스하고 박치기하고 싶어지도록 간이 커지는 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주위에 조금 출세하고는 목소리도 근엄해지고 인사받는 태도도
달라지는 사람들도 본다.

군복을 벗지 않았더라면 의리있고 사나이다웠던 훌륭한 장군으로 기록
되고 기업에만 전념했더라면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었을 "위태한
기업인으로남아 우리 후진들에게 큰 귀감이 되었을 분들인데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았으니 정말 안타까운 마음 그지없다.

이런 저런 얘기하다 우리도 취하여 눈에 보이는게 자꾸 좁아지고
작아져갔다.
"술에 취하지 말아야지. 돈에도 권력에도 취하지 말아야지. 무엇에든지
취하면 눈에 보이는게 없으니까.

눈을 크게 뜨고 세상 멀리보고 넓게보고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