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식상일리베가구사장(44)은 일에 미친 사람이다. 그는 1년 3백65일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회사에 출근한다.

평일에는 현장과 사무실을 오가며 일을 챙기고 일요일엔 혼자서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공장구석구석을 살핀뒤 사업을 구상한다.

얼마나 일에 몰두하는지 자기 구두가 닳아빠진 것도 모를 때가 있을
정도다. 지난 10월하순 성남상공회의소 중국시찰단장으로 출국하면서
동료들로부터 구두뒤축이 너무 닳았다는 것을 지적받고서야 굽을 갈아
신었다.

김사장이 이같이 일에 몰두하는 데는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사연이
있다. 그는 75년 말단 사원으로 상일에 입사해 창업주인 이찬중회장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공장장까지 지낸뒤 이회장이 작고한 이듬해인 87년
퇴사해 개인사업을 하게 된다.

그러던중 상일의 사세가 날로 기우는 것을 보고 회사를 다시 살려야
겠다는 일념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전답등을 모두 처분해 91년4월
상일을 인수했다.

그후 3년이 채 못되는 기간에 총 3백54억원을 투자해 상일을 완전히 새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NC머신과 자동도장설비등 첨단설비를 도입해 생산모델을 전량 신제품으로
교체한 것은 물론 물류센터와 킹코일침대공장을 건립했다.

털털거리는 통근버스를 최신식 리무진버스로 바꾸는등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되살리는데 온 정열을 쏟아 부었다.

밀어 붙이는 추진력으로 기업을 정상화시켰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인수 직전인 90년 2백40억원에 머물렀던 매출이 올해는
4백80억원으로3년새 2배로 늘게됐다.

요즘은 중국을 오가며 합작사업을 협의중이고 종합전산시스팀구축에도
심혈을기울이고 있다.

"제가 생각해도 그동안 너무 숨가쁘게 지내왔습니다. 가족들에게
미안하고요.

내년부턴 조금 숨을 돌릴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격식차리기를
싫어하는 김사장은 툭 터놓고 직원들과 대화하기를 즐기며 이들의
건의를 경영에 자주 반영해 직원출신 사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김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