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계유년은 한국역사상 최초의 문민정부출범이라는 정치 사회적 변화
못지않게 재계 또한 안팎으로 전에없이 많은 시련과 변화를 경험한 격랑의
한해였다. 대기업총수의 정치참여가 가져온 정치권과 재계의 갈등,재계를
얼어붙게했던 신정부의 사정바람,경기침체,국제그룹해체의 위헌결정,그리고
재계가 주도한 국가경쟁력강화사업등 굵직굵직한 일이 끊임없이 이어진
한해였다. 올해 일어난 재계의 중요한 변화들을 되돌아본다.

< 편 집 자 >

93년에 일어난 재계내부의 중요한 변화로는 단연 최종현선경그룹회장의
전경련회장취임을 꼽을 수있다. 지난2월12일 최종현회장이 유창순회장에
이어 제21대 전경련회장에 취임함으로써 1.5세대(최회장은 선경그룹
창업자인 고최종건회장의 동생임)가 개막되고 비오너 "재계총리"체제가
다시 오너체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기적으로 대기업총수의 정치참여여파로 정치권과 재계가 심각한
갈등을 보이고있던 상태에서의 오너체제복귀였기 때문에 최회장의 취임은
이래저래 재계의 주목을 끌었다. 정치권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문민정부를 상대로 재계의 목소리를 과연 제대로 낼 수있을 것인지.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던 최회장의 행보 하나하나는 그래서
더욱 재계안팎의 시선을 끌었다.

국가경쟁력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이를통해 재계를 결집시킴으로써
지금은 정부의 신뢰도 받고 전경련의 위상도 확고히했지만 최회장체제도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신정부의 사정바람이 재계로까지 확산,재계전체가 움추러들었던
때도있었고 소유집중완화와 주력업종선정으로 집약되는 신정부의
대기업정책에 대한 재계의 반발로 한때는 정부와의 사이에 찬바람이
불기도했었다. 급기야는 최회장체제의 위기론이 대두되기도했었다.

그러나 최회장은 "재계가 할일을 먼저 하겠다"는 자세로 이런 갈등들을
큰탈없이 해소했으며 특히 하반기들어서는 재계가 선도하는
국가경쟁력강화사업을 선도,또다른 측면에서 관심을 끌고있다.
마찰관계로만 비쳐지던 중소기업과의 관계도 획기적으로 개선,역시
"오너회장"이라는 평가를 듣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