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내릴때마다 무거운 책가방을 든 학생들,종횡무진
누비며 신문이나 상품등을 파는 판매원들,삶에 지친 무료한 표정으로
오가는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녀야만 한다.

그래서 버스나 지하철 문전에는 늘 잦은 실랑이가 오가고 항상 경쟁과
긴장이 가득하다.반면 그 복잡한 출퇴근 시간인데도 한 사람이 차 한대씩을
타고가며 상당한 여유를 보이는 사람들도 적지않은 것이 우리 삶의 현장
이다.

그러나 이러한 격차속에서도 가진 사람돠 못가진 사람이 아무런 오만과
부끄러움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이기를, 농촌과 도시의 기본생활과
문화에 격차가 없는 복지사회로 발전되어 가기를 바라고 있다.

이러기 위해서는 정신문화를 우리사회에 심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정책수립도 중요하지만 정신문화적인 면에서 새로운 기풍을 넣어주는 일이
보다 중요한 것이다. 사람들이 교통순경의 손짓에만 의존하지 않고 서로
양보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교통은 훨신 원활해질 것이고 각자 질서를
지킨다면 차타기가 훨씬 수월해 질 것이다.

학력에 관계없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기술에 따라 적절한 대우를
받는다면 보다 안정된 사회가 될것이고 대학입시의 치열한 경쟁은 완화될
것이다.

자립경제 자주국방의 목표를 달설하기 위해 거창한 정책구상과 비젼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가 지녀야할 것은 ''서로 섬기는 일''
이라 여겨진다. 나라를 통치하는 어른들이 백성을 아낄 줄 알고 백성들은
그들의 지도자를 섬길줄 알며 고용주는 고용자를,고용자는 고용주를 섬길
줄 안다면 지금보다 훨씬 명랑하고 행복한 사회가 구현될 것이다.

권력자들과 가진자들은 사랑과 관대함을 가지고 힘없고 약한 사람들과
못가진 자를 포용할 수 있어야 겠다. 개개인은 다른 사람이나 다른 집단이
잘되는 것을 배아파 하지 말아야 겠다.

건실한 정신적 도덕적 기초가 없는 사회발전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 옛 로마제국의 영화도 비인간적인 생명천시와 주지육림의 사치
향락,무엇보다도 그 기저를 이루는 정신문명의 타락으로 쇠락해가지
않았던가.

정신문화가 꽃피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진정한 ''인간애와 서로 섬김''
이 사회 구석구석에 풍성해야 할 것이다.

나는 확신한다. 섬실줄 아는 사람이 섬김받는다는 것을.

김태연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장/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