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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정책연구원(원장 김호일 민자당의원)은 23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건축문화창달을 위한 건설환경개선방안"에 관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이명호 중앙대교수가 발표한 주제논문을
요약해 싣는다.

<편집자>

우리 건축계는 비교적 짧은 현대건축의 역사속에서 급속한 경제개발에
의한 양적성장에 치중하여 질적인 측면을 등한시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따라 건축설계도 기술축적이 미약하고 우리의 전통과 특성에 뿌리내린
한국적 건축문화가 아직 성숙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개방화 국제화의
전환기적 상황에 처해있다.

한편 이미 단순시공에서 조차 국가간의 임금경쟁력을 상실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하여 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엔지니어링및 설계등의 용역업에 진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특히
건설제도와 관련하여 우리 건설관련 업계의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개방화 국제화의 전환기적 상황에서 건축문화의 창달과 건설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건축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다음과 같다.

지난 25년여동안 건축사들은 정부정책의 지원이나 보조없는 열악한 조건을
무릅쓰고 국가건설의 근대적사업에 조형창작예술인으로서 건축문화 창달에
이바지해왔다. 건축사의 창조적인 예술의지가 건축설계에 충분히 반영되고
역사성과 전통성이 보장된 훌륭한 창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건축사의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창작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또 설계사무소 기술용역업체 건설회사는 상호 보완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그 본래의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할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기
독립된 영역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공조체제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건설회사에 비하여 설계사무소가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설계분야를 건설회사에서 흡수하게 되면 그나마 약한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릴 가능성도 없지않다. 건설계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축적해온 노하우를 좀더 발전시켜 설계사무소의 기반을 보다
강화할수 있는 제도적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턴키(일관수주계약)제도의 장점들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발주처가 확고한 신뢰를 가질수 있는 수준높은 기술력과 탄탄한
신용을 보유한 업체의 육성이 그 전제조건이다.

건축물은 예술과 과학기술의 조직 적결합에 따라 문화적 가치를 표출하는
작품이다. 따라서 시공감리만으로는 부족하며 작품행위의 연장으로서
설계자의 설계감리가 필수적이다. 그런만큼 건축공사의 감리는 기술위주로
접근하는 토목공사의 감리와는 구별되어야 하는데 현행 건설기술관리법의
감리규정은 토목위주이므로 건축공사를 위한 별도의 감리규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EC화(설계 시공 감리 유지관리 일관서비스)를 겨냥하여 설계및
엔지니어링 기술의 육성이 중요한 당면과제이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건설공사발주방식을 도입해야하며,특히
턴키방식에 의한 낙찰자선정에 있어서는 기술경쟁 우위체제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종합건설업 면허제도는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술능력을 촉진하는 방안으로 정부와 일부 대형 건설업체들에 의하여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면허제도에 관한 논의에 앞서서 전제되어야
할것은 면허취득자체로 종합건설업을 위한 기술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즉 EC화의 성패는 다변화되는 엔지니어링 사업수행을
위한 노하우의 축적과 사업수행 능력의 개발에 달려 있다. 또한 EC화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높은 수준의
전문지식과 기술 체득,그리고 도덕규범이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EC화에 대한 전략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수립 추진해야 하며 EC화와
종합건설업 면허제도는 별개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즉 건설기업의
전문화를 유도하고 보다 성숙한 턴키제도의 운용과 정착을 통해 설계기술및
공사관리기법을 향상시켜 국제경쟁력을 배양하는 과정을 거친 연후에 그
도입의 타당성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선진형제도도입에 앞서 행정기구및 연구체제의 강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선진국에 비해서 열악한 단계에 있는 설계 소재
소프트웨어등 기반기술과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지원을 대폭 보강하는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