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정규재특파원] 러시아의 대학당국이 한국유학생들에게 임의로
터무니없는 액수의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현
지 유학생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은 한국유학생들이 받고 있는 여러
가지 불이익에 대해 공관으로서 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어 유학생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러시아 대학들이 규정하고 있는 외국학생 등록금은 연간 2천5백~3천
달러
그러나 모스크바의 한 한국인 유학생은 "모스크바나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대학들은 한국학생이 입학을 신청하면 정해진 등록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등록금 흥정에 나서 때로는 두배 또는 세배씩을 받는 일이 많다
"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 유학 브로커들까지 끼어들어 서로 경쟁을 벌이는 바람
에 최고 1만달러까지 올라간 적도 있다고 유학생들은 말하고 있다.
유학생들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나라처럼 러시아 교육부와 정식협정
을 체결해줄 것을 한국대사관에 요청했으나 최근 양국간에 합의된 93~95년
도 한러문화협정의정서에는 이와 관련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
또 재정난을 겪고 있는 대학당국은 또 한국유학생들에게 당초 계약을 무시
한 채 일방적으로 기숙사비를 올린 뒤 내지 않으면 추방하겠다고 위협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모스크바대학 기숙사에 있는 한 여학생은 "방값을 몇십달러 더 내야하는
사실보다 수시롤 계약변경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항상 불안감을 준다"면서 "
대사관측은 항의공한 발송을 `내정간섭''이라며 회피하고 있어 이제 학생들
이 직접 교육부로 찾아가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