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7일 예결위를 속개해 이회창 감사원장, 이경식 부총리 등 국무위
원들로부터 92년도 결산 및 예비비지출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이해찬 의원(민주)은 이날 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안기부가 전두
환.노태우 정권 동안 집행한 예산총액이 4조여원에 이른다"고 밝히고 "이렇
게 엄청난 돈을 쓰면서도 감사원 감사도 받지 않고 국회심의도 받지 않는
것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집계해 밝힌 `안기부 관
련 예산추이''에 따르면, 안기부 집행예산은 전.노 정권기인 81년부터 92년
까지 12년 동안 <>안기부 일반예산 4천11억원 <>예비비 사용 1조9천6백34억
원 <>10개부처(통일원.외무.내무.법무.국방.문체.노동.체신.과기처.공보처)
1조5천4백58억원 등 모두 3조9천3억원이다.
이 의원은 또 "13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87년도에 안기부예산이 전해보다
30.6% 늘어났고, 13대총선이 있던 88년에 15.5%가 늘어났다"며 "선거때 예
산증가율이 평년의 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것은 안기부가 정치공작을 하고
있는 증거가 아니냐"고 따졌다. 14대 총선.대선이 있던 92년에도 안기부 예
산이 전년보다 20.6% 늘어났다. 82~90년 사이 선거가 없던 해의 안기부 예
산 평균 증가율은 2.41%이다.
이경식 부총리는 답변에서 "안기부는 경제기획원 일반 예비비에 포함돼 있
는 안기부 예산을 분기별로 신청하고 있다"고 말하고 "안기부가 예비비를
총액으로 신청하면 별도의 심의절차 없이 돈을 내준다"밝혔다.
이 부총리는 "그러면 예산배정의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지 않느냐"
는 이해찬 의원의 물음에 "그렇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