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단 하루만에 조정을 마무리하고 대표종목 주도의 기존
시장기조로 되돌아갔다"금융회사에 대한 증자허용 방침이 주가를 크게
뒤흔든 10일의 주식시장 상황을 두고 증시분석가들은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이날 은행주는 증자기대로 상한가로 치솟았다가 기대무산과 함께 급락한뒤
상승세로 마감됐다. 반면 대형우량제조주들은 금융주에 밀려 급락했다가
막판에 강세를 회복했다.

장중일교차가 23포인트에 이르는 널뛰기 장세를 보인 이날 시황에서
주식시장이 기존 주도주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판단의 주된 근거로 불안감 해소를 손꼽는다. 사실
한달가까이 장세를 이끌어온 자산주 저PER(주가수익비율)주 대형우량제조주
등의 상승폭에 대해 "가파르다"고 불안해하던 인식이 무척 강하게 형성
돼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종목이 이날 급등락한 다음 상승세로 마감됨으로써
주도주들에 대한 매수세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받아들인다.

시장에너지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제시한다.

제한된 힘이 금융주로 분산되자 대형우량주들이 일제히 약세로 돌아선
이날 모습이 허약한 에너지의 한계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현상이란
설명이다.

힘(고객예탁금)이 보강되지 않으면 최근처럼 기관들이 장을 이끌게 돼
기관 선호종목이 강세를 이어갈수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금융주에 대한 증자허용은 이날 관련종목을 상한가까지 밀어올렸으나
"약발"이 그리 오래 가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일반적이다.

향후 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며 이날 급등락으로
오히려 심화됐다는 주장도있다. 대량거래에 따른 시장에너지 소진으로
주가가 한번 밀리면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금융주 파동의 재현을 우려하는 소리도 만만찮다.

증권계는 지난 88,89년 증자물량의 절반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나게
쏟아져나온 금융주가 89년이후 대세하락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고
지금까지도 주식시장을 억누르고 있다고 본다. 90년 "5.8조치"로 막혔던
금융기관의 증자가 풀리면서 금융주 증자러시로 또다시 금융주 파동이
나타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