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취업전쟁] (6) 지방대 출신엔 바늘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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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구 경북대학교 근처 한 술집에서는 20여명이 이색적인
단합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모두 이학교를 졸업한지 2~3년이 된 취업재수생들로 도서관을
오랫동안 나오게 되면서 서로 알게된 사이.
술이 몇순배 돌고나서 화제는 자연히 취업쪽으로 모아졌다.
취업의 어려움을 공감하는데서 시작돼 지방대출신을 차별대우하는 기업의
행태를 성토하는가하면 정부의 무관심을 욕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울분도 잠시.
곧 장래에 대한 불안과 함께 동네에서 친지들에게 얼굴을 들고 다닐수
없다는 하소연이 분위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결국 모두가 엉망으로 취한채 헤어져야 했다.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전통있는 지방국립대를 졸업한 사람들은
서울에서든 지역에서든 반듯한 직장을 가질수 있었다.
그러나 서울소재대학보다 훨씬 늦은 취업정보와 적게 배정된 추천서,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 등으로 인해 현재 취업예정자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은 이른바 50대그룹이나 금융기관, 정부투자기관에 취업하는 사람이
각과에 손을 꼽을 정도이다.
이때문에 도서관에는 갈수록 취업재수생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그날 단합모임에 참석했던 박모씨는 "어떻게 해서든지 도서관을 탈출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지만 2년 넘게 도서관을 나오다보니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린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사정은 광주에 위치한 전남대도 마찬가지이다.
경영대학 경제학과의 경우 지금까지 취업이 확정된 사람은 7명에 불과해
졸업예정자 1백여명가운데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원활한 경영대의 취업상황이 이처럼 악화되면서 사회대
가정대등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사회대 신문방송학과의 경우 졸업예정자 23명중 한명만이 취업이 된
상태이며 가정대 식품영양학과는 단 한사람도 취업이 되지 않았다.
정외과의 졸업예정자 김모군은 "대기업의 추천서가 예전과는 달리
지방대출신의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며 "각과마다 상위
10%이내의 성적에 들어야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체의 추천서를 만져볼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역에 많은 중소업체가 위치한 부산의 경우도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취업여건이 나을 뿐 취업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2월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집에서 취업준비를 하고있는
최모씨는 서울에 직장을 갖기위해 그동안 지역업체취직을 미뤄왔으나 막상
부산의 모해운업체에 원서를 냈다가 낙방하고 말았다.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부산대 김맹립 취업안내실장은 "지방대출신이 아무리 실력이
있더라도 우선 원서구하기가 어려워 바늘구멍같은 취업문을 뚫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지방대출신의 어려움을 감안해 50대 주요그룹의 경우
대졸자채용때 사업체 소재지에서 직접 채용토록 권장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별무신통이다.
대기업의 채용방식이 그룹공채형식으로 이미 관행화된데다 서울소재
대학출신이 서울지역의 취업경쟁을 피해 지방으로 많이 내려오는
바람에 지역업체 취업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이에따라 올하반기 지방대출신 취업률은 잘해야 20%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대다수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부산 동아대의 서울총동창회는 사무실에 취업보도실 임시사무실을
열고 재학생취업에 발벗고 나서는 등 자구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임시사무소는 부족한 추천원서 확보를 주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기업체에
재직중인 동창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펼치기도 한다.
<조일훈기자>
단합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모두 이학교를 졸업한지 2~3년이 된 취업재수생들로 도서관을
오랫동안 나오게 되면서 서로 알게된 사이.
술이 몇순배 돌고나서 화제는 자연히 취업쪽으로 모아졌다.
취업의 어려움을 공감하는데서 시작돼 지방대출신을 차별대우하는 기업의
행태를 성토하는가하면 정부의 무관심을 욕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울분도 잠시.
곧 장래에 대한 불안과 함께 동네에서 친지들에게 얼굴을 들고 다닐수
없다는 하소연이 분위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결국 모두가 엉망으로 취한채 헤어져야 했다.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전통있는 지방국립대를 졸업한 사람들은
서울에서든 지역에서든 반듯한 직장을 가질수 있었다.
그러나 서울소재대학보다 훨씬 늦은 취업정보와 적게 배정된 추천서,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 등으로 인해 현재 취업예정자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요즘은 이른바 50대그룹이나 금융기관, 정부투자기관에 취업하는 사람이
각과에 손을 꼽을 정도이다.
이때문에 도서관에는 갈수록 취업재수생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그날 단합모임에 참석했던 박모씨는 "어떻게 해서든지 도서관을 탈출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지만 2년 넘게 도서관을 나오다보니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린다"고 털어놨다.
이같은 사정은 광주에 위치한 전남대도 마찬가지이다.
경영대학 경제학과의 경우 지금까지 취업이 확정된 사람은 7명에 불과해
졸업예정자 1백여명가운데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원활한 경영대의 취업상황이 이처럼 악화되면서 사회대
가정대등의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사회대 신문방송학과의 경우 졸업예정자 23명중 한명만이 취업이 된
상태이며 가정대 식품영양학과는 단 한사람도 취업이 되지 않았다.
정외과의 졸업예정자 김모군은 "대기업의 추천서가 예전과는 달리
지방대출신의 응시자격을 제한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며 "각과마다 상위
10%이내의 성적에 들어야 중소기업을 포함한 기업체의 추천서를 만져볼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역에 많은 중소업체가 위치한 부산의 경우도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취업여건이 나을 뿐 취업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2월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집에서 취업준비를 하고있는
최모씨는 서울에 직장을 갖기위해 그동안 지역업체취직을 미뤄왔으나 막상
부산의 모해운업체에 원서를 냈다가 낙방하고 말았다.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부산대 김맹립 취업안내실장은 "지방대출신이 아무리 실력이
있더라도 우선 원서구하기가 어려워 바늘구멍같은 취업문을 뚫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같은 지방대출신의 어려움을 감안해 50대 주요그룹의 경우
대졸자채용때 사업체 소재지에서 직접 채용토록 권장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별무신통이다.
대기업의 채용방식이 그룹공채형식으로 이미 관행화된데다 서울소재
대학출신이 서울지역의 취업경쟁을 피해 지방으로 많이 내려오는
바람에 지역업체 취업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이에따라 올하반기 지방대출신 취업률은 잘해야 20%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대다수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부산 동아대의 서울총동창회는 사무실에 취업보도실 임시사무실을
열고 재학생취업에 발벗고 나서는 등 자구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임시사무소는 부족한 추천원서 확보를 주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기업체에
재직중인 동창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펼치기도 한다.
<조일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