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일부 재건축아파트조합 간부들이 조합원총회를 거치지 않은채
시공회사를 선정해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이촌동 한강민영A지구아파트,성내동
해바라기아파트 등에서 재건축조합간부들이 총회의결을 거치지 않은채
시공회사를 선정, 조합원들과 마찰을 빚고있다.

이에따라 일부 재건축아파트는 사업이 무한정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부이촌동 한강민영A지구아파트(3백96가구)의 경우 조합이사회가 최근
코오롱건설을 시공회사로 선정했으나 현대건설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선정기준에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하고있다.

주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조합집행부는 지난달 24일 이사회에서 우성 현대
코오롱건설의 시공조건을 검토하면서 현대건설의 시공조건중
견본주택건립유지비와 수도관등의 인입분담금을 2중계산해 총공사비를
17억원이나 높게 산정,코오롱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시공조건공람시 공람주민2백24가구중 1백14가구가 현대건설을
원했다며 2중계산된 부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송업용 대책위원장은 "조합장을 선출하는 주민총회에서 시공회사선정을
이사회에 일임했으나 특정시공사의 참여조건이 불리하게 작성돼 다른
회사가 시공사로 선정됐다"며 집행부의 명확한 해명이 없을 경우
집행부개편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동구 성내동 해바라기아파트재건축조합(6백10가구)도 시공회사
선정과정에서 총회를 거치지않아 조합이 내분에 휩싸여있다.

이 조합은 올해초 새로 구성된 집행부가 대의원총회에서 삼성건설을
시공사로 선정, 가계약했으나 구 집행부가 조합장교체에 대한
원인무효소송을 서울 동부지원에 제출,오는 28일 1심판결을 앞두고있다.

사업승인을 받은 재건축대상아파트로는 서울 최대인 구로구개봉동
원풍아파트도 조합원총회를 분명하게 열지않고 시공회사를 선정하는 바람에
사업이 2년여째 지연되고 있다.

이 조합의 구집행부는 지난해 주민들로부터 서면동의를 얻어 대림산업과
우성건설을 시공회사로 선정,가계약을 체결했으나 서면동의과정에서
주민들에게 내용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일부 조합원이
반발, 사업이 혼선을 빚고있다.

이처럼 재건축조합간부들이 시공회사를 조합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선정하는 것은 재건축사업에 대해서는 현재 아무런 규정이 없기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건설업계의 한 재건축 담당자는 "재개발과달리 재건축사업에 대해서는
현재 아무런 규정이 없어 시공사선정과정에서 비리가 성행하고있다"면서
"시공사나 조합장은 반드시 주민총회를 거쳐 선출토록하는등 주민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