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전환 의무기한이 12일로 끝나도 금융시장은 별 동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의 예금이 얼마나 빠져 나갈 것인지가 관심
사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추석자금의 환수가 예상보다 빠른 점
에 비추어 12일 이후에도 자금사정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면
서도 그동안 국세청 통보를 피해 마지못해 묶여 있던 예금중 일부는 인
출될 것으로 보고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는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관계자들은 아직 두드러질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단자사에서 수표
로 인출된 자금이 은행에서 현금화되는 사례가 일부 나타나는 등 정부의
추가 보완대책에도 불구하고 현금선호현상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고 있어
당초 우려했던 집단적인 대규모 인출은 아니더라도 일부 자금의 이탈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특히 고액계좌의 겨우 뭉칫돈으로 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각 지점별로 고액계좌 예금주들을 파악, 시점장이 이들에게 전화하
거나 직원을 직접 보내 예금인출을 자제하도록 당부하는 등 적극적인`고
액예금주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은행관계자들은 실명제에 불안을 느낀 큰 손 고객들이 예금을 인출해
단기고금리 상품에 분산예치하는 데 따른 금융기관간 자금이동 현상이
심화되고 그중에서도 당국의 감시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단자 등 제2
금융권보다는 은행 고수익상품 선호도가 높은 것이라는 판단아래 신규
고객 유치전략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집중적인 통화방출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최
대 자금 성수기인 추석연휴 뒤끝이라 기업들의 자금수요도 별로 없는 가
운데 시중금리는 실명제 이전 수준을 밑도는 등 금융시장은 크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같은 상황은 12일이 지난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주말 현재 콜금리는 연 12.18%,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연
13.35%로 지난 8월12일의 연 12.44%와 연 13.55%보다 떨어졌고 통안증권
(364일몰)도 거래는 제대로 형성되고 있지 않으나 유통수익률은 연 13%
로 실명제 직전의 연 13.48%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