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서점업계라고 예외일수는 없다.
미국최대 서적연쇄점인 "반스 앤드 노블스"는 미전역에 약 9백개의 책방을
운영,연간 매상이 약 11억달러에 달하는 대형기업인데 한국에도 잘 알려진
"더블데이" "스크리브너스" "비 달톤"등 큰 서점체인을 매입,산하에
거느리고있는 거대한 서점왕국이다.
물론 이에 필적하는 "월던" "크라운"등 서점체인이 있기는 하지만 반스
앤드 노블스의 왕성한 확장욕은 그칠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건설한 초대형 서점은 압권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봄
뉴욕시에서 문을 연 이들의 메가 스토어는 매장 넓이가 3만2천평방피트
3층크기로 22만5천가지의 서적을 갖춰놓고 판다.
이서점이 덩치가 크다고 해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덩치만 컸다면 반스 앤드 노블스가 뉴욕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개점 3개월만에 연매상 목표를 1천8백만달러로 50%늘려 잡은 브로드웨이
83가의 초대형서점은 우선 무척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질주하는 자동차의 행렬과 헐덕이듯 뒤범벅인 행인들,그리고 작열하는
도심의 태양속에서 문을 열고 한발짝만 들어서면 그야말로 오아시스가
펼쳐진다.
물론 갖가지 책들이 사방에 꽉 들어차 있지만 적당한 길이로 편안한
의자들이 놓여있고 드문드문 책상까지 놓여있다.
그렇다고 조용한 도서관 분위기뿐이었다면 이 책방을 좋아하는 손님은
훨씬 줄어들었을는지도 모른다.
이 책방입구 왼편 안쪽 귀퉁이는 훌륭한 다방으로 꾸며놓았다.
누구든지 아무때나 50석의 다방을 쓸수있고 구수한 커피내음은 어떠한
향수보다 강렬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2층의 한 모퉁이는 4만권의 책이 있는 어린이 놀이터다.
샛노랗고 푹신한 카펫위에서 꼬마들은 뒹굴며 책을 읽거나 놀이를 할수
있고 의젓이 책상에 앉아 독서를 즐길수도 있다. 엄마 아빠가 붙어있을
필요도 없다. 같이 놀아주는 보모가 있기때문이다.
반스 앤드 노블스는 이미 1백68개의 초대형서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95년까지 이를 2백79개로 늘릴 계획아래 현재 1억3천만달러의 주식을
일반공모중이다.
대자본,거대회사들에 의한 서점대형화추세는 이제 미국에서 움직일수
없는 현상이 돼버렸고 서점 한쪽에다 커피숍 또는 카페를 들이는 것도
유행이 되고있다.
그렇다고 대형서점들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군소 또는 동네구멍가게
규모의 책방들도 커피숍 또는 서점카페를 즐겨 꾸미고 있다. 이들 서점은
심야까지의 영업시간 연장등으로 대도시 젊은이들의 생활풍습까지
바꿔놓기도 한다.
60년대의 젊은이들이 즐겨 찾던곳은 술이 있는 바였고 70년대는
기계세탁장,80년대는 헬스클럽이었는데 90년대는 서점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
지성과 성실의 대명사같기도한 서점은 처녀 총각에게 그럴듯한 만남의
장소일수밖에 없으며 책을 통해 쉽사리 공동의 관심사를 찾을수 있어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군소 책방일수록 대형서점들에 대한 자구책으로 이 현상을 더욱 활용한다.
그들은 젊은이들이 좋아할 책,또는 인기있는 책들을 우선 갖춰놓고
어울리는 다방 또는 카페를 함께 들여놓는다. 그리고는 저자초청행사,
인기분야 강습회,독서교실,젊은이들의 모임 주최및 사랑방구실을 자청하고
나서는 것이다. 심지어 월례 처녀총각의 날을 정해 모임을 주선하는가 하면
꼬마들을 위한 동화구술회를 열기도 한다.
대자본에 의한 기계적 운영에 맞선 동네 구멍가게의 아기자기한 서비스가
손님의 구미를 바짝 끌어당길 가능성을 그들은 충분히 느끼고 있는 것이다.
"요즘 무슨 책이 좋지요?"커피를 나누며 책을 고르고 데이트까지 할수 있는
요즘 미국의 서점을 한번 한국에 옮겨가 보는 것이 어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