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순회장(57)의 별명은 "백길호". 몸무게 1백kg을 발음가는대로
주위사람들이 붙여 부르는 것. 그는 풍채가 큰 만큼 뚝심이 세고
중소업계는 물론 정.관계에 모르는 사람이 드물정도의 마당발이다.

그의 명함 뒷편에는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이사장 중소기업정책심의위원
한국공업표준협회부회장 중소기업경영자협회명예회장등의 다양한 직책이
함께 새겨져있다. 바쁘게 살며 꽤 "욕심"이 많아 보인다.

협우양행은 서류파일전문생산업체. 용도와 기능에 따라 70여종의 각종
파일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65년 창업이래 "FRIEND"브랜드의
파일단일품목생산만을 고집해왔고 지금까지도 파일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며 파일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더군다나 국내 파일시장에 외제가 발을 못붙이게 하고 있는 업계의
장형이기도하다. 그의 품성이 기업경영에도 그대로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기업엔 수명이 없다고 주장한다. 상품의 수명은 있어도 기업수명은
영원해야 한다는 얘기. 그래서 기업의 20년수명론 30년수명론등 요즘
회자되는 얘기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최회장은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개발, 수요를 창출해 나가면 이런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이것을 "지식집약형기업"이라고 표현한다. 최회장을 만난 서울 녹번동
본사의 개발실에는 각종 파일이 가득했다.

그는 창업이후 이런 철학을 실천해왔다. 협우양행의 창업시기는
사무합리화가 조심스럽게 거론되던 시절. 관청에서도 재래식 흑표지로
서류를 보관하던 때라 제대로된 파일만 만든다면 사업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 생산에 뛰어들었다.

이같은 생각은 적중했고 70년대 들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80년대
후반에는 컬러파일을 개발하는 등 기술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사무자동화시대를 맞아 파일수요가 줄것이라는 물음에도 그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말로 대신한다. 뜻이 있으면 기업이 살아날 길은
얼마든지 있다는 설명이다.

최회장은 한국의 협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속의 협우로
웅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있다. 그의 우람한 풍채가 이런 다짐에
무게를 실어주는 듯하다.

<남궁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