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 : 신인식 농협대 교수.농업경제>

금년 기상이변에 의한 냉해는 80년의 악몽을 되살리게 하며 벌써 일부
농산물가격이 상승하고 물가 경제성장등 국민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우리국민전체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농림수산부에 의하면 금년도 냉해로 인한 쌀의 감수가 목표생산량
3,650만섬의 10%인 350만섬정도 되나 1,500만섬의 미곡재고량이 있으므로
수입을 하지 않아도 국내수요량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물론 수치상이나
단기적으로 보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재고미중 730만섬이 통일벼계통
이므로 그동안 국민소득 증가에 의한 수요자의 질적 선호도에 부응하기
어렵고, 피해가 벼농사 뿐만아니라 채소 과일 축산등 농업전반에 걸쳐
발생하고 있으므로 식량수급이 낙관적일 수만은 없다. 더욱이 엘니뇨
현상과 같은 기상이변이 세계곳곳에서 발생함에 따라 국제곡물가격이
상승하는등 세계농산물시장에 위기상황이 나타나고 세계적인 식량난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의 세계적 기상이변을 농업경시에 대한 경종으로 생각하고
지구촌의 농업에 대한 대인식 전환의 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첫째 일본이 냉해의 피해로 40년만에 최저의 쌀수확량이 예상됨에 따라
미곡식부면적제한 해제등의 즉각적 대처방안을 마련한 것처럼 우리도
농업진흥지역의 면적만으로는 안정적인 식량확보가 우려되므로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준농림지역도 최대한 농업이외의 사용을 제한하여 경지면적을 늘림으로써
예측할수 없는 기상재해에 대처함은 물론 앞으로 경제교류 활성화 내지
경제통합이될 북한의 식량부족문제도 고려하는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농지제도를 생각하해야 한다.

둘째 다자간우루과이 농산물협상에서 우리는 농산물수입국과 공동대응하여
식량안보, 국토의 균형발전, 고용수준유지, 환경보전등 비교역적고려사항
(NTC)을 주장함으로써 쌀등 주요품목에 대하여 수입제한과 보조금철폐에
대한 예외 인정에 최대의 노력을 해야한다.

내부적으로는 농지제도 미곡수매량 수매가및 재고미 관리비등의
양곡정책에서 오히려 경제적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쌀을
공공재적 가치로 보도록 사고를 전환하여야 한다.

셋째 지난 10여년간 세계농산물생산이 안정기조를 나타내
세계농산물수급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가 팽배해 있다. 이에따라
세계무역질서를 정립하려는 UR(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서 예외없는
관세화(개방화)원칙으로 농산물을 공산품과 같이 보려는 농산물수출국과
비교역적 고려사항을 주장하는 수입국간에 첨예하게 대립되어있다.
농산물수출국은 수입의 관세화와 국내보조금및 수출보조금을 철폐하여
비교우위론에 근거한 농산물교역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년의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한 기상재해를 보면 인간이 기상변화를 정확히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어 공산품처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없고 주곡의 경우
수요량을 줄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비교열위의 농업국이 생산을 중단할 경우 금년과 같은 기상재해
발생시 세계적 식량공급에 차질이 생겨 전쟁이상의 혼란이 야기될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래서 기본식량은 비교우위개념이 아닌 인류의
생존개념으로 생각하여 주곡에 대해서는 UR협상에서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범세계적으로 기상이변에 대비하도록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