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문권 기자] 군용버스에 탄 미군들이, 접촉사고를 당해 이를 항
의하던 영업용 택시기사를 집단폭행한 뒤 출동한 경찰에게도 흉기를 휘두
르며 난동을 부렸다.

더욱이 경찰은 현행범인 이들을 뒤늦게 파출소에 연행하고도 초동수사
도 하지 않은 채 신원만 파악한 뒤 미군 헌병대에 서둘러 넘긴 것으로 밝
혀져 미군범죄 수사에 큰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오후 3시30분께 부산 북구 학장동 동서시내고속도로 진입로 근처
에서 세도운수 소속 부산1 바9025 영업용택시 기사 강기동(28)씨가, 조수
석 백미러와 문짝 등을 들이받은 뒤 달아나던 부산 미군 하야리야부대 소
속 C시 2602 대형 버스를 정지시킨 뒤 난폭운전에 항의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했다가 사옌 준위 등 미군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했다.

이날 사고현장을 목격한 이경남(37.여)씨에 따르면 미군 6명이 차에서
강씨를 에워싼 채 휴대용칼을 꺼내 위협한 뒤 군홧발로 마구 짓밟았다는
것이다.

강씨는 이날 폭행으로 목 둘레에 찰과상을 입는 등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20여분간 구타한 미군들은 이날 오후 4시께 주민신고를 받고 출동한 부
산 북부경찰서 직원들에게도 흉기를 들고 2시간 가량 대치하는 등 난동을
부리다 6시께 출동한 소속부대 현병의 인솔로 근처 학장파출소에서 간단
한 신원조회만 받은 채 7시30분께 풀려났다.

한편 민주주의민족통일 부산연합과 부산.경남지역 총학생회연합 등 재
야.학생단체들은 25일 성명을 내어 미군 폭행관련자 전원의 형사처벌과
미군의 공식사과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