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전환사채(CB)들의 주식전환 여부에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만기도래 CB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느냐에 따라 CB발행기업의 영업실적이
크게 달라지게돼 해당기업의 주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만기가 된 CB의 상환방법은 주식전환,현금상환,그리고 차환발행이 있다.
현금상환의 경우 일시에 거액의 자금을 지급해야 되므로 막대한 자금압박과
함께 사채상환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다시 사채로 차환발행하는 경우에도
이자부담이 있고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은 발행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CB발행기업들은 가장 유리한 주식전환을 바라고 있지만 올 만기도래 CB의
상당수가 전환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해당기업들의 막대한
자금부담과 함께 영업실적의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말에 만기가 되는 미전환CB의 규모는 24일 현재 28개사(36개종목)
5천3백43억원규모. 이들 CB의 대부분은 종합주가지수가 800~900선일때
발행돼 전환가격도 높아 그동안 증시침체를 반영, 1천2백억원가량만 전환
됐고 그것도 올들어서는 겨우 73억원어치에 불과했다.

동아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주가수준이 전환가능주가(원금+만기보장
이자+표면이자)를 초과해 주식전환가능성이 큰 기업은 현대금속(우) 동부
제강(우9회) 대우중공업(우)등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반해 한양화학 한화 공성통신전자 대원전선등은 주식전환이 안될경우
올해도 적자를 지속하거나 인켈 대우전자부품 현대금속등은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조차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정이 이와같자 현주가수준과 전환가능주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 기업들은
주가관리를 통해 주식전환을 이끌어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주가수준과 전환가능주가의 차이가 비교적 작은 기업은 경남모직
현대금속 인켈 대원전선 한신공영 이수화학 공성통신전자 로케트전기 등
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업무관계자는 "이들기업이 무상증자나 자사주펀드
가입 추진등의 재료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업들의 윰직임보다 더 중요한 변수는 앞으로의 장세전망이다.
주식전환구에서 전환때까지 걸리는 한달가량의 기간동안 주가가 견조하게
버텨주거나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지가 문제인 것이다. 이점에서 CB물량의
대부분을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이 연말장세를 비교적 낙관
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CB
만기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움직이면서 주식전환되는 기업들이 예상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