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대중선생 살해미수 납치사건 진상조사위''(위원장 김영배)는
최근 73년 사건 당시 미국 중앙정보부 서울지부 책임자였던 도널드 그레
그와의 접촉 결과 "김씨를 태운 납치 선박의 살해기도를 마지막 순간에
저지시켰던 비행기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해상에 출현했던
것으로 안다"는 진술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 정보기관의 비행기가 김씨를 구한 것으로 알려진
사실을 뒤엎는 진술로서, 박 대통령의 살해지시 여부를 판단하는데도 중
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미국을 방문한 조사단의 조순승의원
이 그레그와의 접촉을 통해 이런 증언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 그레그가 미국쪽에서는 가장 먼저 한국 중앙정보부가
관여한 사실을 확인해 실행가담 요원의 명단까지 미국 정부에 보고했으며
미 정부의 훈령을 받아 곧바로 청와대에 가 박정희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
힌 것으로 전했다.
그레그는 당시 박 대통령에게 관련 자료까지 제시하며 한국 중앙정보부
가 저지른 행동임을 역설했으며 박 대통령이 이에 비행기의 출동을 지시
한 것으로 진술했다는 것이다.
조사위 간사인 김충조 의원은 "그레그가 오는 6일 방한해 다음날 조사위
와 면담하기로 했다"고 전하고 "당시 바다에 출현했던 비행기의 출동경위
등에 대해 자세한 진술을 하게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조사위는 오는 6일 황인성 국무총리가 정부쪽 답변자료를 모아 민
주당에 전달할 것이라는 연락이 있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 등 사건관련 국내 인사들에게 오는
15일을 시한으로 하는 진술요청 서한을 다시 보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