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문민정부가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의 새로운
대일정책방향을 제시한 이래 이에 대한 일본정부측이 대응자세를 우리는
주목해왔다.

특히 지난 7월 정부는 "대일무역역조개선대책"을 통해 무역불균형의
상당부분이 한.일간 산업구조의 차이에서 연유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시인하는 한편 일본제품의 수입을 사실상 규제해온 수입다변화정책을
완화,한국정부가 현재까지 수입제한해온 258개품목을 향후 5년에 걸쳐
절반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것은 과거에 연계된 대일감정차원에서 한국측요구의 수용만을
일방적으로 강력요구해온 종래의 대일정책과는 판이한것이다. 한국정부는
일본측이 대미.EC수준의 취급을 요구하고있는 지적소유권 보호에 대해서도
이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한바있다.

그러기에 30일의 한일 통상장관회담은 이러한 한국측의 개선된 대일정책에
대해 한국중시를 내걸고 출범한 호소카와 비자민연립정부의 대한정책방향을
구체적으로 짚어볼수 있는 시금석적 무대라는 의미를 지닌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볼때 이번 양국 통상장관회담은 일단은 긍정적인 평가를 부여할만
하다.

연간 78억달러(92년)에 이르는 대일무역적자의 개선을 위해 일본정부가
최대한의 협력을 다짐한것이라든지 지금까지 민간기업차원의 문제라는
구실로 소극적이던 대한기술이전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나온점이
그런평가를 내게한다.

그러나 일본측의 새 대한정책은 한국의 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한.일
산업기술협력재단 설치를 비롯 일본기업의 첨단기술이전을 포함한
대한투자의 활성화가 얼마나 또 어떤속도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나타나는
만큼 일본측의 실천이 중요하다.

특히 일본의 대한기술이전과 투자문제는 계속되는 엔고로 국내공장설비의
해외이전이 불가피해지고 있는 일본산업의 형편을 고려할 경우 일본의
이익에도 합치하는 "엔고대응"이 될수 있다. 일본측이 FAZ(수입자유화지대)
에 한국유통시설이 들어올수 있게 배려해주고 우선 9월 방일할 한국민.관
투자유치단에 전면적지원을 약속했지만 이 경우에도 필요한것은 시장개방
과 기술협력등 효과가 가시화될수 있게 하는 일본측의 실질적인 뒷받침
이다. 우리는 이번 회담이 한.일경협의 개선을 지향하는 새 전개에 좋은
전기가 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