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세상만사도 이를 바라보는 사람의 시각에따라 그 가치와 해석이
천차만별이다.

화가이자 조각가인 미켈란젤로는 대리석 가게주인이 쓸모없는 것이라 하여
공짜로 가져가라는 대리석을 얻어와서 그의 걸작품중의 하나인 "피에타"를
완성했다. 성모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그리스도의 몸을 껴안고
있는 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상중의 하나이다.

스페인의 유명한 화가인 그레코가 그린 "예수"는 눈이 동그랗고 초롱초롱한
모습이다. 다른 작가들이 일반적으로 예수의 모습을 고뇌에 찬 구원의 모습
으로 묘사하는데 비해 이 작가는 다분히 희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대상을
바라볼 때의 그의 독특한 시각과 예술적인 감성의 영향이라 본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가 예술부문 뿐만아니라 요즘처럼 다양화되고
복잡한 사회 각분야에서 이처럼 시각이 다를수도 있다는 사실은 오히려
어두운 면도 밝게, 부정적인 것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의
차원에서 좋은것 같다.

며칠전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바로 앞둔 재수생 몇명이 술에 취하여 쓰러진
사람에게 접근,2만원 상당의 현금과 운전면허증등이 든 지갑을 훔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되었고, 담당판사는 이들이 모두 대학입시를 앞둔
재수생이어서 구속될 경우 대학입시를 위해 수년간 쏟아온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뿐아니라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감안하여 이를 기각하였다
고 한다.

사실 이들 재수생이 저지른 행위는 마땅히 지탄을 받아야 할 범법행위임에
틀림이 없으나 이 판사는 이들이 순간적으로 저지른 행위 하나로 범법자로
낙인 찍혀 앞으로 인생전체를 망가뜨리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시각으로 이
사건을 처리하였던 것 같다. 조직화되고 기계화되어, 어쩌면 너무나
비인간적으로 변모해 가는 현대사회속에서 인간미를 가진 이러한 따뜻한
시선은 항시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