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인 중 천진환 럭키금성상사 사장 만큼이나 대중국 비즈니스
경험이 많은 인물도 드물다. 그는 중국이 아직 "남"이었던 지난84년 처음
중국을 방문한 이후 지금까지 1백7회에 걸쳐 중국을 다녀온 소위 말하는
중국통 이다. 그럼에도 그는 "중국은 워낙 땅이 넓어 파악키 어려운 나라"
라고 말한다.

"중국의 힘을 얘기할때 우리는 풍부한 자원 경제성장 속도등 표면적인 것
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국의 잠재력을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소는
그 보다는 "중국 사람"에 있다고 봅니다"천사장은 중국의 잠재력이 무엇
이냐는 질문에 중국인의 특유한 국민성을 먼저 지적한다. 중국인의
자린고비식 절약정신,어떠한 악조건도 견뎌내는 인내심,거친 환경속에서도
굳건한 뿌리를 내리는 강한 적응력등이 중국 성장의 밑거름이라는
주장이다.

"중국인의 상술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들은 자식에게 돈을 꾸어줄 때도
차용증서를 쓰게 합니다. 달걀 하나,만두 한 접시를 팔아도 꼭 무게를
달아서 팔지요. 중국인의 장사에서는 대충주의가 통하지 않습니다.
이같은 성향은 국제 무역으로도 연결돼 중국인의 상술이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천사장은 또 "절대 다수 중국인들은 중국역사의 고질인 가난을 해결하는
방안은 개혁개방정책 뿐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인들이
외자및 기술을 도입해서라도 산업을 발전시켜 중국 현대화를 앞당기자는
정부 당국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천사장은 현재 중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3백60달러라는 통계를 믿지 않는다.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GDP 계산에는 서비스산업이 포함되지 않고있습니다. 또한 정부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각종혜택,예를들면 주택 의료혜택 등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구매력을 기준으로할 경우 중국의 경제력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제3위
라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최근 발표가 더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천사장
은 지금껏 중국정부가 추진해온 개혁개방정책의 성과를 러시아 방식과 비교
설명한다.

"러시아의 개혁정책은 속에있는 것(민주적 욕구)을 밖으로 내 뿜는 개혁
이었던 반면 중국의 개혁은 밖의 것(경제적 부)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개혁
이었습니다. 결국 러시아 경제는 파탄지경에 빠진데 반해 중국은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어떤 방식이
옳았다고 말할수 없으나 현재로서는 중국의 정책이 더 효율적인 것 만은
확실합니다."

천사장은 중국이 지속적인 발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개혁정책을 남부
해안지역에서 내륙지역으로 확산해 부의 불균형을 막고 사회주의 추진에
따른 정치적 불안감을 해소해야 하며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근절해야 할것"
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제대국화는 우리경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에대해 천사장은 "중국은 현재로 보아선 우리와 보완관계에 있는 듯
하지만 먼 장래에는 경쟁관계로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양국간 경제력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장기간 보완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할것이라는
주장이다.

"그간 중국에 진출해서 실패한 기업을 여럿 보았습니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는 중국을 몰랐고 중국인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그간 수업료를 톡톡히
물었다고 생각해야지요.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이웃에 경제대국이
등장하고 있는데 우리가 좌시할수 만은 없습니다. 중국을 다시보고 다시
연구해야지요"

천사장은 중국연구에서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정보교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부 기업 학계등이 얻은 중국 정보를 다른
기관에 나눠주어 함께 활용할수 있어야 중국 진출에 시행착오를 줄일수
있다는 주장이다.

천사장은 "중국시장에서 진다면 이는 국제시장에서 지는 것"이라는
의미있는 한마디로 끝을 맺었다.

<한우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