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 기획전 취소 잇달아 .. 금융실명제 충격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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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가에 기획전 취소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상당수의 화랑이 9월초 개최예정이었던 기획전을 취소내지 무기연기
하고 있는것. 국제화랑은 9월 6~15일 개최하려던 서양화가 황용화씨의
전시회를 무기연기했으며 현대화랑은 9월 1~10일로 날짜를 잡아놓았던
조각가 심문섭씨의 작품전과 9월 15~25일에 마련하려던 "한국의 명화"
출판기념전을 뒤로 미뤘다.
학고재 역시 9월초에 열기 위해 준비를 완료한 한국화가 문봉선씨의
전시회를 11월이후로 연기했고 선화랑 또한 9월 개최예정이던 한국화가
이숙자씨의 전시회를 기한을 정하지 않은채 일단 미뤄놓았다. 가나화랑도
9월중 열기로 작가와 약속한 한진섭조각전을 연기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크고작은 화랑이 당분간 기획전을 열지 않겠다는 방침아래
작가와 협의중이어서 올가을 미술계는 시즌에도 이렇다할 전시회가 없는
불모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랑이나 작가가 이처럼 전시회를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는 것은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유동성자금이 미술시장으로 흘러들 것을 염려한
당국의 사전예방책이 지나치게 강성인 데다가 현실과 유리되어 있기 때문.
그동안 계속된 불황으로 가뜩이나 뜸하던 고객의 발길이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아예 끊긴 상황에서 비용만 쓰게 될 전시회를 여는 것도 내키지 않는
마당에 "투기 근절을 위해 전시장에 세무관계자를 상주시키겠다"고 하니
어떻게 전시회를 열겠느냐는 얘기이다.
세무공무원이 무서워서라기보다 투기꾼 취급을 받으면서 그림을 사러올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 심지어 돈은 없어도 미술품을 보고 싶은
사람까지도 화랑 근처에 얼씬도 않으려 하는 풍토속에서 무엇때문에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전시회를 개최하겠느냐는 항변이다.
9월초 예정된 전시회를 연기해야 하는지 어떨지를 놓고 고민하던중 그대로
열기로 했다는 C화랑 대표 S씨는 "솔직히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팜플렛 제작등 준비가 모두 끝난 데다가 월간지광고등을 통해
미술애호가들에게 전시회개최를 약속한 셈이어서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연다"고 밝혔다.
화랑관계자와 작가들은 투기를 근절하는 것도 좋고, 소득에 따른 세금을
매기는 것도 좋지만 전시회 개최여부나 팜플렛부피 전시회개최광고등 눈에
보이는 것만을 대상으로 추적이나 감시를 한다면 누가 드러내놓고 전시회를
하거나 작품거래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미술계 전체가 10여년간 노력함으로써 양성화단계에 들어선 미술품
거래가 다시 음성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작가들의 경우
작품의 내용과 수가 공개되는 전시회를 하지 않으려 할 것은 물론이요,
급기야는 화랑을 통한 거래를 기피함으로써 음성거래만 조장되리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화랑을 경영해온 P씨는 작가들이 전시회를 하지 않게 되면
자연히 작품세계의 진전을 위한 노력도 줄어들고 결국 한국의 미술문화는
뒤쳐지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시회를 하는 작가와 화랑을 긍정적으로
평가, 이를 장려한뒤 적정한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향으로 조정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희기자>
상당수의 화랑이 9월초 개최예정이었던 기획전을 취소내지 무기연기
하고 있는것. 국제화랑은 9월 6~15일 개최하려던 서양화가 황용화씨의
전시회를 무기연기했으며 현대화랑은 9월 1~10일로 날짜를 잡아놓았던
조각가 심문섭씨의 작품전과 9월 15~25일에 마련하려던 "한국의 명화"
출판기념전을 뒤로 미뤘다.
학고재 역시 9월초에 열기 위해 준비를 완료한 한국화가 문봉선씨의
전시회를 11월이후로 연기했고 선화랑 또한 9월 개최예정이던 한국화가
이숙자씨의 전시회를 기한을 정하지 않은채 일단 미뤄놓았다. 가나화랑도
9월중 열기로 작가와 약속한 한진섭조각전을 연기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크고작은 화랑이 당분간 기획전을 열지 않겠다는 방침아래
작가와 협의중이어서 올가을 미술계는 시즌에도 이렇다할 전시회가 없는
불모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랑이나 작가가 이처럼 전시회를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는 것은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유동성자금이 미술시장으로 흘러들 것을 염려한
당국의 사전예방책이 지나치게 강성인 데다가 현실과 유리되어 있기 때문.
그동안 계속된 불황으로 가뜩이나 뜸하던 고객의 발길이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아예 끊긴 상황에서 비용만 쓰게 될 전시회를 여는 것도 내키지 않는
마당에 "투기 근절을 위해 전시장에 세무관계자를 상주시키겠다"고 하니
어떻게 전시회를 열겠느냐는 얘기이다.
세무공무원이 무서워서라기보다 투기꾼 취급을 받으면서 그림을 사러올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 심지어 돈은 없어도 미술품을 보고 싶은
사람까지도 화랑 근처에 얼씬도 않으려 하는 풍토속에서 무엇때문에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전시회를 개최하겠느냐는 항변이다.
9월초 예정된 전시회를 연기해야 하는지 어떨지를 놓고 고민하던중 그대로
열기로 했다는 C화랑 대표 S씨는 "솔직히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팜플렛 제작등 준비가 모두 끝난 데다가 월간지광고등을 통해
미술애호가들에게 전시회개최를 약속한 셈이어서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연다"고 밝혔다.
화랑관계자와 작가들은 투기를 근절하는 것도 좋고, 소득에 따른 세금을
매기는 것도 좋지만 전시회 개최여부나 팜플렛부피 전시회개최광고등 눈에
보이는 것만을 대상으로 추적이나 감시를 한다면 누가 드러내놓고 전시회를
하거나 작품거래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미술계 전체가 10여년간 노력함으로써 양성화단계에 들어선 미술품
거래가 다시 음성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작가들의 경우
작품의 내용과 수가 공개되는 전시회를 하지 않으려 할 것은 물론이요,
급기야는 화랑을 통한 거래를 기피함으로써 음성거래만 조장되리라는
것이다.
오랫동안 화랑을 경영해온 P씨는 작가들이 전시회를 하지 않게 되면
자연히 작품세계의 진전을 위한 노력도 줄어들고 결국 한국의 미술문화는
뒤쳐지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전시회를 하는 작가와 화랑을 긍정적으로
평가, 이를 장려한뒤 적정한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향으로 조정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