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은행창구에선 평소보다 입금액은 적은 반면 많은 자금을 인출해 갔
으며 거의 모두 현금을 요구, 은행마다 현금확보비상이 걸렸다.

한은은 이날 오전부터 은행권에서 현금요청이 올 경우에 대비, 각 은행
이 원하는대로 현금을 풀었다.

은행문을 연지 10분만인 오후 2시 10분경 전체 은행이 한은에 요청한 추
가현금은 평소보다 1.5배에 이르는 7백억원이나 됐다.

한은에서는 자기앞수표를 현금으로 바꿀 경우 일일이 실명확인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자기앞수표의 발행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반사
적으로 현금수요가 늘어나고 시중에 빠져나간 현금이 장롱속으로 들어가는
등 `현금퇴장'' 현상이 일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거액을 가명계좌에 넣어 둔 고객들의 `실명전환''요청은 이날 전
체은행권에서 거의 나타나지 않아 이들은 실명제의 전격실시에 따른 충격
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서울명동 종로3가 강남신사동 일대의 사채중개업자에 따르면 전
주들이 중소기업으로 나간 사채자금을 되돌려 줄 것을 중개업자에게 요구
하고 있을 뿐 사채자금을 전혀 내놓지 않아 이날 거래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