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가 율곡사업(한국군 전력증강사업)의 감사를 위해 미국기업의 관
련자료를 협조해 달라고 미국정부에 요청한지 한달이 지났으나 미국은 관계
부처와 협의중이라는 이유로 자료협조를 기피하고 있다.

특히 한국정부의 자료협조요청에 미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자
국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율곡사업에 대한 감사를 이달중순에 마무리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미국측이 자료협조를 더이상 미룰 경우 설사 관련자료를 넘겨준다
하더라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외무부는 지난달초 감사원의 요청에 따라 미국무부에 관련기업체들의 자료
를 입수해 주도록 부탁했으며, 이에대해 미국무부는 어느정도 협조할 용의
가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정부는 미국정부와 기업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필요한 자
료를 입수하기 위해 자료협조를 정중히 요청했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자칫 자료를 잘못넘겨 줬다간 자국의 대표적인 기업들
을 범죄의 올가미에 끼워넣어 사회적 파문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보
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측은 현재 자국국민의 기본권이나 기업을 다치게 하지않는 범위에서
무기 중개상들의 비리등을 찾아낼 수 있는 자료를 한국측에 넘겨주는 방안
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정부 당국자는 "미국무부가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국무부가 자료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현재로서는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외교전문가들은 "과거 박동선 사건이 났을때 우리 정부가 미
국에 충분히 협조한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좋은 대조를
보이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감사원의 율곡사업에 대한 감사가 끝나기전에 한국정부가
다시 미국측에 자료협조를 촉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감사원이 입수하려는 미국측 자료들은 미회계검사원(GAO)의 차세대
전투기사업(KEP)관련 감사자료와 미증권관리위원회(SCE)의 회계자료등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