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중소기업은행장은 22일 호텔롯데에서 열린 인간개발연구원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신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의 금융과 경영의 과제''란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추진되고 있는 신경제 계획의 확고한 중소기업
육성의지에 따라 각종 행정규제가 완화되고 아직 성과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나 구속성예금의 억제,대출절차의 간소화등 금융관행이 개선되고있고
중소기업의 경영환경도 점차 호전되고 있다. 이러한 경영환경의 지속적인
개선과 함께 중소기업들의 창의와 의욕을 고무할수 있도록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해 나간다면 우수한 중소기업의 창업과 성장이 촉진되어
중소기업의 전성시대를 맞이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여 중소기업들이 발전과 번영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중소기업
금융의 개선방향과 중소기업의 경영과제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중소기업 금융의 장기적인 여건개선을 위해서 금융기관의 전문화및
대형화를 통하여 자금중개기능및 배분기능을 효율화하고 금리자유화의
조기추진으로 금리의 자금수급조절기능을 회복해 나가는 것이 중소기업
자금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이 될 것이다.

제도금융권에서 인위적으로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면 저금리자금에 대한 가수요가 유발됨으로써 유망하더라도 교섭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제도금융권에서 소외되어 사금융에 의존하면서 자금조달
가능성은 낮아지는 자금배분상의 비효율이 초래된다. 반면 금리자유화가
진전되면 단기적으로는 리스크가 높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가 상승될
가능성이 높지만 점차 차입금리가 시장금리에 접근함에 따라 금융기관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기피현상은 완화될것이다. 또한 기업의 보다 신중한
투자및 자금차입으로 자금의 가수요가 억제됨으로써 결국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게될 것이다.

이상의 중소기업 금융 여건의 개선을 전제로 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문턱을 낮추기 위하여 중소기업금융지원제도의 종류및 절차를 모든
중소기업이 쉽게 알고 이용할수 있도록 대폭 간소화해야한다. 또
금융기관간 여신서비스의 경쟁촉진과 기업신용평가능력 제고를 통한
신용대출의 정착으로 담보가 없더라도 유망하고 효율적인 기업이
융자받을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여야 한다. 한편 현재 예금은행에 비하여
자금조달능력이 앞서는 제2금융권의 조성자금을 보다 많이
중소기업자금화할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지만 은행스스로도
신상품개발,섭외력 강화등을 통하여 자금조달력 강화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이라해서 신용과 유망성도 없는
기업을 무차별하게 지원하여 금융기관 자체가 부실화된다면 장기적으로
기업에 대한 지원능력이 위축되게 되므로 은행은 공공성추구와 함께 기업성
추구에도 소홀해선 안된다.

다음으로 중소기업이 새로운 경영환경에 부응하여 일류기업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를 실천해 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첫째 산업사회의 지성적 소수(will minority)로서의 기업은 이제
경제활성화와 경제정의실현을 위한 여건의 조성이 가시화 되는 만큼 기업의
내부경영에 전념하고 기술개발에 매진하는등 기업가 정신을 재충전함으로써
사회의 번영과 풍요에 기여해 나가야할 것이다. 다만 자원이 제약되어
있는 중소기업으로서는 대폭적인 기술개발투자보다는 고객의 작은
니즈(needs)라도 효과적으로 포착하여 이를 상업화하고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시장지향적인 기술개발이 유리하다. 이러한 기술개발과정에서
애로가 발생하여 원리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할 경우 응용연구나 기초연구로
회귀하는 비선형적(non-linear)기술개발방식을 채택할 경우 핵심기술의
자체개발능력을 축적할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정보화시대의 도래에 따라 중소기업은 매출액 종업원수등 대기업의
외형만을 모방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에서 벗어나 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수 있는 본연의 강점을 살려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작더라도 강한 기업,질적인 면에서 최선을 추구하는 기업을 지향하여
생산자의 혼이 살이 있는 명품을 생산할수 있을때 그 어떠한
환경변화속에서도 존립,성장할수 있는 체질을 갖게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수요의 다양화와 기술혁신 등으로 대기업이 미처 충족할수 없는
소위 틈시장(niche market)의 공략에 주력하는 것이 유효한 생존
성장전략이 될 것이다.

셋째 인간중심경영에 입각한 새로운 노사관계의 정립이다. 우리
산업현장은 아직도 노사간 심한 대립으로 국가적인 손실까지 야기되고 있어
우리의 전통사상인 인본주의나 공동체정신을 되살려 인간중시의 경영철학에
입각한 상호신뢰의 회복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사용자측은 돈으로 살수 있는 상품으로서의 노동관에서
탈피하여 종업원의 삶을 아끼는 마음으로 종업원을 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직장이 종업원의 자아실현의 장으로 승화될수 있도록
종업원에게 충분한 교육훈련기회를 부여하여 종업원이 일을 통해 성장하고
우수한 종업원이 후계자로 발탁되는 풍토를 조성해야할 것이다.

넷째 경제개발과정을 통한 대기업중심의 성장정책하에서 형성된 상대적
소외감과 피해 의식을 극복하고 진정한 동반자로서의 인식하에 대기업과
흐혜적 협력관계의 구축을 위하여 적극 노력해 나가야 한다. 특히
최근들어 대기업의 자발적인 협력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대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여건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좋아지고 있다.

끝으로 중소기업은 자율화된 경영환경과 신용사회의 도래에 부응하여
자기의 신응에 대하여 스스로 책임지는 성숙된 자세가 요구된다. 우선
중소기업들은 내부유보의 증대를 통하여 외부자금에 의한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자산의 고정화를 초래하는 불필요한 부동산 보유를
자제하는등 재무구조의 건실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합리적인
회계및 재무관리의 확립을 위하여 투명한 내부계산체계를 구축하고
상거래의 신뢰성유지에도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