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핵문제해결을 위해 제네바에서 열린 제2단계 미.북한 고위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따라 앞으로 핵문제를 비롯한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개선이 급진전될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이번회담에서 핵문제의 종국적 해결의 일환으로 미국으로부터
경수로형 원자로도입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냈고 또 미국과 전반적
관계개선의 기초를 마련하기위해 2개월내 제3단계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또 미.북한은 2단계회담의 공동성명에서 "미해결의 핵안전협정및 기타
다른 문제들에 대해 IAEA와 가능한한 조속히 논의를 시작할 준비가
돼있다"고 합의하는등 북한 영변핵시설 특별사찰에 진일보한 타협안을
도출해냈다. 아울러 북한은 남북한비핵화공동선언이행등 남북사이의
현안협의를 위한 남북대화도 재개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번 제네바회담의 양측합의사항은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정치 경제적으로
격상시키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고있다고 할수있다.

우선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경수로형원자로 도입을
확정지음으로써 경제협력의 길을 열어놓았다. 경수로원자로 도입은
경수로형 원자로방식의 원자력발전소를 북한에 건설하는것으로 미국의
대북한경제진출을 의미한다.

미국이 북한의 원전건설에 긍정적 입장을 보인데는 건설을 통해
북한내부의 핵활동을 직접 확인할수 있을뿐아니라 규모가 큰 원전건설에서
나오는 경제적실리도 고려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현재 추진중인
UNDP주관 두만강개발계획에도 직접 참여할수있는 계기로 미국측은
보고있다.

동북아경제권의 중심지로 부상할것으로 보이는 두만강지역개발계획에
남북한 중국 러시아 일본 몽골등 6개주변국이 관여하고있어
신태평양공동체구상을 내걸고있는 미국입장에서는 이지역에 개입할 명분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제네바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데는 이처럼 미.북한의 경제적
실리와 함께 핵문제해결의 진전이라는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보아진다.

특히 북한은 향후 2개월내 속개될 3단계회담에서 정치적 관계개선을
추진할수있는 디딤돌을 마련했다고 볼수있다.

북한핵문제해결의 실마리는 풀렸지만 넘어야할 난제들이 적지않다. 우선
북한측이 IAEA와의 협상이나 남북대화를 또다시 핵개발을 위한 시간벌기
작전의 일환으로 이용할는지 여부를 지켜봐야한다.

이와관련,통일원측은 "북한당국이 사찰자체를 남북대화에 이관시켜 논의할
것을 주장하거나 사찰의 공정성을 내세워 미국을 배제한채 IAEA와 북한과의
협상을 지연시키려 기도할 가능성이있다"며 북한의 지연전술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내막적으로 북한은 어떠한 형태로든 핵사찰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미국측에 표명한것으로 알려져 지연전술가능성은
향후 협상과정을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미.북한간의 수교문제를 논의하기위한 정치회담이 3단계회담의 진전여부에
따라 성사될 가능성이 점쳐지고있으나 핵문제 이외에도 무기확산문제
테러리즘 미군실종자문제 인권문제등 현안이 산적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미.북한은 이번 제네바회담을 계기로 관계개선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며 제3단계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시설전환방안 뿐아니라
무역관계등 대북경제협력문제와 팀스피리트훈련중지문제등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명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