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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184) 제1부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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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후 자객은 수풀속에서 나와 도둑고양이처럼 재빨리 저택의 마루밑
    으로 기어 들어갔다. 그리고 살금살금 기어서 도쿠가와나리아키의 침실밑
    까지 갔다.

    일본은 가옥이 온돌식이 아니라,마룻장에 다다미를 까는 양식이어서
    건물의 맨 아랫부분은 공간이었다. 그래서 밀정(밀정)이나 자객들이 곧잘
    그 공간으로 스며들어서 정탐을 하기도 하고,암살을 자행하기도 하는
    것이었다.

    자객은 숨을 죽이고 머리 위쪽의 침실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곤두세웠다. 처음에는 아무 기척도 없더니,한참 뒤에 코고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그 소리가 나는 바로 밑까지 자객은 기어서 몸을
    옮겼다. 으응- 하면서 뒤척이는 기척도 들렸다.

    자객은 옆구리에 찬 대검을 뽑았다.

    그리고 널빤지와 널빤지의 틈서리에 칼의 끝을 갖다가 살짝 꽂은다음
    두손으로 칼자루를 불끈쥐고 냅다 콱 힘껏 밀어올렸다.

    "으악-"
    비명소리가 들렸다.

    마룻장 밑에서 쑤셔올린 칼날이 다다미와 보료를 푹 꿰뚫고,자고있는
    도쿠가와나리아키의 등으로부터 윗가슴쪽으로 보기좋게 관통을 해버린
    것이었다.

    자객은 얼른 칼을 쑥 뽑아서 도로 칼집에 넣었다. 그리고 재빨리
    바깥으로 기어나가 수풀속에 몸을 감추었다. 비명소리가
    났으나,한밤중이라 아무도 깨어 일어나지 않는듯 집안은 조용했다. 자객은
    가볍게 몸을날려 다시 담을 그림자처럼 넘어서 어둠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런 얘기였다. 피살되었다는 소문의 연기는 이렇게 나부껴
    올랐는데,소문의 연기란 역시 덧없는 것인듯 또 다른 한가닥의 연기가
    나부끼고 있었다. 그것은 독살설이었다.

    이번에는 히코네번의 보복의 손길에 의해서가 아니라,미도번내의
    세력다툼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비밀이란 없는 법이어서 도쿠가와나리아키가 세키데쓰노스케에게
    육혈포를 선물로 주어 이이나오스케의 제거를 사주했다는 사실을
    알자,제생당의 강경파들이 은밀히 일을 꾸몄다는 것이다. 제생당은 막부의
    시책을 좇는 보수적인 세력이어서 존황양이를 강력히 내세우고는
    도쿠가와나리아키를 늘 못마땅하게 여겨 오다가 결국 그의 약그릇에 독을
    집어넣어 암살했다는 얘기였다.

    그런 두가닥의 소문의 연기는 사쓰마까지 퍼져가서 오쿠보의 귀에도
    들어갔고,오쿠보의 서한에 의해서 사이고도 알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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