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사업 비리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중수부는 12일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학산실업 대표 정의승씨, 삼양화학 전무 박상준씨 및 A.M.
코퍼레이션 대표 이영우씨, 대한항공 이사 고인규씨 등 무기중개상 및
방산업체 11개사 관계자 12명을 소환,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날 삼양화학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이종구 전국방장관
이 삼양화학대표 한영자씨로부터 장관 재직시 모두 6억여원을 받은 사
실을 밝혀내고 이 돈의 성격을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이 율곡사업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나 삼양화학이
군용 신호탄 등 자사제품의 납품을 둘러싸고 이 전장관에게 사례비 명
목으로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장관이 받은 6억원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삼양화학
한사장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판단, 해외에 체류중인 한사장을 귀
국시키위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검찰은 특히 감사원으로 넘겨받은 관련자료만으로는 피고발인들이 직
무와 관련,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보고 소환자들을
상대로 이들이 이 전장관 등에게 건네준 돈의 성격 및 명목 전달 경위를
중점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함께 피발인들에게 대한 실-가명 계좌추적 및 소유부동산
구입자금에 대한 출처조사 등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대검의 수사관계자는 "감사원에서 넘어온 자료는 피고발인들이 직무와
관련돼 금품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아니라 무기중개상 또는 방산업
체로부터 피고발인에게 자금이 흘러들어갔다는 단순한 자금흐름에도 불과
한 수준"이라며 "따라서 문제의 돈이 직무와 관련된 뇌물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수사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이 이날 소환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업체 가운데
는 대기업도 1-2개 업체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와함께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이 장관재직중 (주)대우로
부터 대잠수함 초계기 구매와 관련, 1억2천여만원을 받았다는 감사원
의 통보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 수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대우는 그동안 미국의 군수산업체인 록히드사의 한국대리점
역할을 하면서 대잠수함 초계기 P3C기가 한국정부에 의해 선정되도록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공항의 우선사용권과 관련, 학산실업은 한국형
구축함사업(KDX)및 A.M. 코퍼레이션은 프랑스제 지대공 미사일인 미
스트랄의 군납과 관련해 거액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그동안 검찰의 소환대상자에 대한 소재지 파악결과 코바시즈
통상대표 이동로씨 등 소환대상 무기중개상 및 방산업체 관계자 가운
데 7-8명이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