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개막되는 제19차 G7(선진7개국)정상회담은 의장국인 일본이 한창
총선거전을 치르고 있다는 이례적인 상황속에서 진행된다.

일본은 의장국으로서 회담의 구체적 성과를 주도해 국제사회에서의
지도력발휘를 꾀하면서도 선거전을 의식해 다른 나라의 공세를
수용할수만은 없는 미묘한 위치에 있다.

선진국정상들은 이번 회담의 정치의제로 핵확산방지,북한에 대한
핵사찰,유엔의 기능강화등을 열거하고 있으며 이부분에서는 별다른
견해차이가 없다.

그러나 세계경기의 회복,무역불균형해소,UR(우루과이라운드)협상,러시아
지원등 경제의제분야에서는 서로 양보없는 첨예한 이해대립을 보이고있다.

각국마다 국내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고 정상들도 국민지지도가 낮아
국내기반이 허약한 상황에서 열리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은 이미 빛이 바랜
상태로 볼수있다. 결국 세계경제를 회생시킬 구체적인 대안마련은 기대키
어려운 상황이다. 말잔치로 끝날 우려도 있다. 의견일치를 보이는 부분은
러시아지원에서의 민영화기금설치정도이다.

세계경기회복을 위한 금융재정정책의 협조에서 유럽국가들이 비중을
낮춰잡고 있으며 무역불균형시정면에서는 미.일,미.EC(유럽공동체)는
양보의 틈을 보이지않고 있다.

UR협상에서도 회담진전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달말의
4자(미.일.EC.캐나다)통상장관회담에서 사전조정에 실패했으며 프랑스는
특히 농업보조금감축은 있을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회담의 "내실"이 지극히 의심스런 상황에서 자리를 같이하는 주요국의
입장과 전략을 정리해보면 다음과같다.

<> 일본

이번 회담에서 일본은 가장 수세에 몰리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일본내수경기의 확대와 시장폐쇄성에 대한 시정요구가 거세게
나타날 전망이다.

그러나 일본은 내수경기확대를 위해서는 지난4월에 발표한 13조엔규모의
경기대책을 통해 할만큼 했다는 입장이며,시장폐쇄성문제는 UR협상과 함께
총선후 논의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미국과의 쌍무적인 포괄경제협의는 기본적 논의의 틀이 마련되는 선에
머물전망이며,수량적 목표설정부분에서는 일본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일본은 국제적 위상제고의 전략에서 아태지역을 위주로 한
ODA(정부개발원조)의 확대및 러시아지원에 있어서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전향적 자세를 취해 "내치"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이번회담에서 아태지역경제의 대변자로서 위치를 강화한다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

<> 미국

이번 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은 한마디로 일본 독일등 경제대국들의
더많은 역할분담요구로 요약된다.

미국의 입장에는 탈냉전기를 전후해서 세계경제의 견인역은 미국주도에서
미.일.EC의 공동책임으로 바뀌었다는 기본인식이 깔려있다.

일본의 무역흑자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전체에 부정적 요인이라는
논리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내수확대 시장폐쇄성의 시정을
일본총선정국과 무관하게 강도높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일본과 독일의 역할강화란 관점에서 이번 회담에서는 두나라의
유엔 안보리상임이사국문제를 구체적으로 들고나올 가능성도 있다.

UR문제의 연내타결을 주장하면서도 미국은 개별국가와의 협상을 통해
시장접근 무역불균형해소를 추구하는등 자국경제회생을 위한 가능한 모든
주장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지원문제에 있어서는 IMF(국제통화기금)등 국제기관을 통한
지원이란 기본입장과 함께 민영화기금설치등 "알맹이"있는 대책도 나올
전망이다.

<> 독일

독일은 세계경기회복을 위한 단기적인 경기확대책은 물론이지만 실업이나
사회의 고령화등을 둘러싼 구조조정이나 안정성장에 더많은 비중을
두고있다.

통일비용으로 지지부진한 자국경제에서 금융재정정책을 다른나라 요구대로
수용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며 대신 장기고용대책,새로운 직업훈련,노령화에
따른 사회복지등의 구조문제를 다각도로 거론한다는 전략이다.

<> 기타

영국은 전후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음으로해서 국제경제환경의 개선이
절실한 입장에 있다.

독일이 금리인하를 통해 유럽경기회복에 더 큰 역할분담을 해주도록
요구하는 한편 일본의 내수확대 시장접근에 대해서도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와 관련해서는 미.EC간의 농업협상중 유지종자의 생산삭감을 수용한
만큼 더이상의 양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UR협상틀안에서는 농업보조금의 대폭적인 감축이 요구되고 있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미국과 견해차를 보일 전망이다.

한편 유례없는 고실업상태에 있는 영국 프랑스는 이번 회담에서 금융
통화정책에서의 선진국협조와 함께 세계적인 실업대책을 강도있게 요구할
방침이다.

이번 회담에 옵서버자격으로 다시 참가하는 러시아는 선진국들의 재정적인
지원과 함께 국제사회의 완벽한 일원으로서의 시장접근권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아직까지도 COCOM(대공산권수출통제)규제는 물론 각종
러시아제품의 서방국시장접근이 차별을 받고 있어 이에대한 시정이
재정적원조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재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