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로 접어든 울산 현대계열사의 노사분규는 협상에 의한 타결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을 외면한채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계열사들의 노사분규를 사실상 주도해온 현총련은 5일 "6일까지
그룹측의 태도를 지켜본뒤 구체적인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지만 단위
노조별로 파업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노사분규 소식에 접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국민들의 관심은 현대계열사 노사분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으며 어떤것이 분쟁 쟁점이냐에 쏠려 있지 않다.

역사에서 전환기가 아닌 때는 없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 이 시점은
우리가 선진경제로 진입하느냐의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고비임에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노사분규를 보면서 "지금 이럴때가
아니다"라는 느낌을 갖고 있는것이다.

한국경제는 여기서 한단계 뛰어 올라야 한다. 그러기 위한 야망을 담은게
신경제5개년계획이다. 신경제계획이 출범초부터 노사분규라는 벽에 부딪쳐
있는 셈이다. 우리가 이 벽을 허물지 않고 선진경제로의 도약은 분명
불가능하다.

눈을 밖으로 돌려보면 세계각국은 국제경쟁에 이기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느 특정부문의 노력만으로는
안된다. 국민경제를 구성하는 모든 부문의 생산성이 높아져야 경쟁력이
살아난다.

과연 우리는 오늘날과 같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제경쟁시대에 살아
남기 위한,이기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고있 있는가. 김영삼대통령은
지난 2일 재계총수들과의 만남에서 국가경제를 망치고 국민이익에 배치되는
노사분규가 계속될 경우 중대 결심을 할수밖에 없다고 밝힌바 있다.
대통령의 중대결심이 어떤것인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노사자율에 의해 사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안이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이런일에 대통령이 직접 나설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는건 노사모두의 패배에 다름 아니다.

이인제 노동부장관은 5일 노사의 자율협상분위기를 저해하는
제3자개입이나 현행법규를 벗어난 어떤 형태의 불법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불법적이고 파괴적인 노동운동과 사용자의 부당 노동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고,노조와 근로자들에게
정상조업에 임하면서 협상에 나서는 용기와 절제를 보여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가 지난날 경계해야할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노사모두가
결국 막다른 골목에까지 치달아 깊은 상처를 입었고 결국 국민경제마저
어렵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근로자의 권익은 옹호돼야 마땅하고 노조는 법에 규정된 권리를 향유할수
있다. 그러나 노조에 기업을 지배하거나 기업과 경제를 교란시킬 권한을
부여한 것은 아니다.

한시바삐 책임있는 당사자끼리 대화와 타협을 통해 분규를 풀어갈것을
호소하고자 한다. 한국경제의 미래를 열기 위해 우리가 가야할 방향과
해야할 과제를 제시한 신경제5개년 계획이 출발부터 차질을 빚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