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세계 3대 성장주 전문 주식 시장이 있다. 역사를 따지면 미국 나스닥시장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한때는 아시아권 국가들이 그 거래 시스템을 배우겠다며 줄을 섰다. 그중엔 대만도 있었다. 살짝 듣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지 않나. 2000년대 초반 코스닥시장이 정말 이랬다. 얼마나 잘나갔는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이곳으로 앞다퉈 옮기려 했고, 정부가 유가증권시장에 기업들을 묶어두려고 당근책을 내놓을 정도였다. 닷컴 붐을 타고 코스닥지수가 천정부지로 치솟던 시절이었다. 기술주 랠리는 '남의 집 잔치'지금 전 세계의 기술주 랠리는 언뜻 그때를 떠올리게 한다. 올 들어 펄펄 끓는 기술주 덕에 나스닥을 비롯한 14개국 증시가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쯤 되면 그 열기의 한복판에 당연히 코스닥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코스닥은 그냥 그저 그런 시장이 됐다. 과거 최고 기록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 채 20년 넘게 옆걸음만 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코스닥의 시가총액 비중은 나스닥의 10%에 육박했다. 지금은 1.5%도 안 된다. 도대체 이 시장은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까.문제를 열거하면 한두 가지겠느냐마는 본질은 단순하다. 검증이 안 된 기업들을 갖다 놓고 개인들끼리 사고팔라는 식의 구조가 20년 넘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성장성 특례다. 2018년 도입된 이 제도는 증권사가 특정 기업에 대해 ‘성장성이 있다’고 건의하면 이를 토대로 상장시켜주는 것이다. 기술 수준이나 재무제표는 제대로 따지지 않는다. 그렇게 상장한 기업이 지금까지 20곳이다. 하지만 5년이 되도록 제대로 흑자를 내는 기업이 없다. 절반가량은 매년
통계청은 4일 ‘5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물가 안정세가 확인될 경우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수 있어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2.8%에서 2월과 3월 3%대(3.1%)로 올랐다가 4월에 다시 2.9%로 내려왔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정점에 이르렀다가 4월에 이어 5월에도 더디지만 하락세를 보일 것(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라고 설명해왔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한은 전망(2.4%)대로 흘러가면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2~3분기 물가 지표가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한은은 오는 5일 ‘1분기 국민소득(잠정)’ 통계를 공개한다. 4월 공개된 속보치에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 예상(0.6% 안팎)을 크게 웃돈 1.3%를 나타내면서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4월과 5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는 GDP 통계와 달리 내수 회복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1분기 말 상황을 제대로 반영한 1분기 GDP 증가율 잠정치는 속보치보다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한은은 이날 국민계정 기준년 개편 결과도 공개한다. 경제 구조 변화 등을 반영해 5년 주기로 통계 기초 자료와 추론 방식 등을 바꾸는데, 이번 개편에서 국내 산업과 소비 구조의 변화 등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정부는 이번주 초 기재부 주도로 ‘기업 성장사다리 대책’을 발표한다.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총망라할 전망이다. 중견기업이 되고 나서도 중소기업 대상 조세 특례를 적용하는 ‘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연장하기로 했다. 불안한 중동 정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기 침체 등으로 유가가 하락한 데 따른 위기감이 반영됐다.OPEC+는 2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장관급 회의를 열어 올해 말까지이던 하루평균 366만 배럴 규모의 협의체 차원 감산 조치를 2025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8개국이 지난 1월 시작한 하루평균 220만 배럴의 추가 자발적 감산은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자발적 원유 감산을 재연장한 이유는 유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자신이 내건 각종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는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관측했다. 두바이유는 지난 4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에 배럴당 9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80달러 초반으로 내려갔다.유가 전망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미국 셰일가스 시추업체 생산량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최대 석유 소비국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