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모든 생명이 비롯되는 원초적 물질이자 바탕이다. 일찍이
고대그리스 철학자 탈레스가 생명이 있는 일체의 것은 물에서 생겨났다고
말한대로 생명의 액체이자 생근원이다. 인체의 70%가 물로 형성되어 있는
것만 보더라도 물이 인간의 생명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수 있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정치의 근본의 하나가 치수에 있었던 것도 물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치수라면 원래 둑을 쌓아 홍수의 피해를 막고
댐을 건설하여 물을 담아 두었다가 가뭄에 대처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런데 인류가 산업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번영을 구가하기 시작한 이후로
치수의 의미는 그 영역을 넓히지 않을수 없게 되었다. 물이 생활 농약
산업폐수등으로부터 오염되는 것을 막아 청정도를 유지하는 일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심화되어 가는 물오염은 현대정치의 치수정책이
실패했음을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을뿐이다. 내 강 호수 가릴것 없이
폐수에 병들어 소생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국의 치수 또한 30여년에 걸친 산업화기간에 만신창이가 된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강물을 걸러내 소독하는 과정을 거친 수돗물을 사람이
마시는데 적합한 것이냐를 놓고 수없이는논쟁을 벌여 왔다. 그때마다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생수판매를 허용해야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보사부당국은 계층간의 위화감 조성을 이유로 번번히 불허방침을 되풀이해
왔다.

황산성환경처장관은 부임 첫 회견에서 서울시민들이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하다고 공언한지 몇달도 안되어
서울대미생물생태학연구실이 내놓은 서울수돗물분석 결과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일반세균이 허용기준치보다 7배넘게 들어있고 노약자나
어린이에게 설사를 일으키는 대장균이 100 에서 최고 48마리까지 검출되어
병균덩어리임을 입증해 줬으니 말이다.

서울시당국은 이에 대해 비공인검출방법이라서 믿을수 없다고 발뺌을
했다. 검출과정에서 균이 증식되거나 생겨나기라도 했다는 말인지 알수
없다.

이번 검출결과를 보고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용기가 있는 관련 장관이나
시장이 있는지 묻고 싶다. 보사당국은 생수값을 낮추는 방안등을 강구하여
시판을 허용하는 결단을 내릴 때가 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