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이건희회장의 제일제당 보유주식을 고이병철회장의 맏며느리인
손복남씨에게 매각키로 확정함에 따라 제일제당의 경영권은 손씨의 장남이
자 고이회장의 장손인 이재현씨(33.현삼성전자이사)에게 넘어갈 것으로 알
려졌다.
이에따라 제일제당은 삼성그룹이라는 거대한 틀에 묶여 운신의 폭이 한정
돼왔던 과거와는 달리 신세계백화점이나 한솔제지와 같이 신규투자확대및
업종다각화를 위한 행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것으로 회사관계자들은 예상하
고 있다.
김정순제일제당사장은 그룹으로부터의 분리사실이 공표된 직후인 9일오후1
시 전사원회의를 긴급소집하고 이같은 방침을 공표했다.
김사장은 ""선경영분리,후법적절차"의 원칙하에 앞으로 그룹의 경영관여가
일절 중단된다"고 말하고 "이건희삼성그룹회장과 삼성그룹이 보유한 제일제
당주식은 이재현씨측이 매입,대주주로서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제일제당의 주식은 이건희회장이 최대개인주주로 10.2%를 소유하고
있으며 고이회장의 3녀인 이순희씨와 맏사위인 조운해씨가 각각 0.84%와 0.
21%씩을 갖고있다.
고대출신인 이재현씨는 85년 제일제당에 입사해 경리과장과 관리부장을 거
치며 경영수업을 쌓아왔으며 장손이라는 무게를 감안,언젠가는 상당한 역할
이 주어질 것으로 사내에서는 점쳐왔었다.
이씨는 작년말 이사대우로 승진하면서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번결
정을 계기로 곧 롤백,중책을 맡게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제일제당이 홀로서기를 한다해도 주력사업영역인 식품 사료 제약등
시장판도에 큰변화가 빚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보고있다.
오히려 전자 중공업등을 중점육성해온 삼성그룹에서 분리됨에 따라 자금조
달및 신규사업참여등에서의 규제를 벗어나게돼 업종다각화와 투자확대등에
신속히 대처,기업경영에 활력을 더하게 될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