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영어교육붐을 타고 외국출판사들이 국내 어린이영어교재시장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5년 국민학교 영어교육을 앞두고 어린이영어교
재시장은 이미 5백억원규모로 성장했으나 국내 출판사들이 경쟁력을 갖추
지못해 수입 또는 번역물이 시장을 80%이상 잠식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어린이영어교재출판사들은 동양판이나 한국판 교재를 별도
제작하는등 질적 우세를 앞세워 한국시장진출을 본격화,국내업계를 위협하
고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유아용영어교재출판사인 하이네만(Heinemann)사는 지난달
국내 H미디어사와 총판계약을 맺고 2백여종의 책을 선보여 한달만에 5천여
만원의 수입을 챙겼다.
하이네만사는 특히 서양어린이의 경우 삐죽삐죽한 형태의 그림을 좋아하는
반면 동양어린이는 둥근 그림을 선호하는 점을 고려,검은색머리와 눈동자에
윤곽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한 동양판 교재를 별도 제작,이미 일본에서
연간 판매부수30만부를 기록할 정도로 치밀한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세계유수출판사로 손꼽히는 미국의 맥스웰 맥밀란(Maxwell Macmillan)사도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가족단위로 영어를 배울수있도록 기획한 비디오영어교
재 페밀리앨범(Family Album)을 내놓은데이어 유아용영어교재시장에도 참여
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맥밀란사는 국교생용 국어교과서등 한국어자료를 수집,이를 기초로 한국판
어린이영어교재제작을 이미 완료하고 내달께 시판할 계획이다.
이탈리아의 이엘아이(ELI)사도 쉽게 썼다 지웠다 할수 있도록 표면이 특수
처리된 그림책(FLIP Poster)스티커를 붙였다 뗐다하며 여러가지 그림과 영
어알파벳을 조합해 볼수 있게 만든 학습교재(Active Poster)등 독창적인
모델을 개발,제품차별성을 무기로 이달초 시판에 들어갔다.
이밖에 옥스퍼드 월트디즈니사등 유명출판사에서 직수입한 어린이영어교
재도 교보문고등 대형서점에서 하루 1백20만~1백30만부씩 팔려나가고 있다.
또 시사영어사 금성출판사 웅진등 국내 유명출판사들이 외국출판사들과
저작권계약을 맺고 어린이영어교재를 번역 출간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금성출판사 이광소과장은 이에대해 "용어선택이나 프로그램구성등 기획력
이 외국출판사와 경쟁할 만큼 갖춰져 있지 않다"며 "국내제작은 판매에 실
패할 경우 막대한 제작비를 날릴 위험이 있는반면 수입이나 번역물은 판매
부수에 따라 일정비율을 로열티로 지불하기 때문에 경영면에서 훨씬 안정
적"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학교 아동학과의 현은자교수는 이에대해 "시중에는 질 나쁜 덤핑
외국교재들도 범람하고 있어 외제라고 무조건 선호하는 태도는 금물"이라
며 "출판사들도 수입에만 앞장설게 아니라 외국교재를 연구분석해 자체제
작할수 있는 기획력을 키우는데 노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