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겠는데요" "기억이 잘 안납니다" "자리가 바뀐지 얼마 안돼서.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8일간 예정으로 열리고 있는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장에서는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질때마다 교육부의 무능력 무소신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다.

"확실히 모르겠는데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박관용청와대비서실장의 동아대 재단이사겸직 설과
관련,김원웅의원(민주)이 "공무원의 재단이사장 겸임이 가능하냐"고 묻자
이천수교육부차관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적법한 것 같다"며 궁색한 답변을
했다.

"청와대비서실장도 정무직이고 이차관도 정무직인데 자신이 재단이사장을
해도 되는지,안되는지 모릅니까"

조순형위원장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다그치자 이차관은 그만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말문을 닫아버렸다.

입시부정문제에 대해서도 교육부의 무능력한 답변은 계속됐다.

"부정입학의 정의가 뭡니까"
교육부 국회의원 언론등 부정입학을 해석하는 입장에따라 부정입학자의
숫자가 들쭉날쭉하는 점을들어 김인영의원(민주)이 묻자 이차관은 "뚜렷한
정의는 없습니다만."이라고 얼버무렸다.

"고의성이 있는것은 부정,단순과실로 인한 착오는 부당입학으로 보고
있습니다"

성효선감사관(13일자로 직위해제)이 거들었지만 오히려 자충수였다.

"그렇다면 교육부가 단순과실로 부정입학은 아니라고 밝힌 주관식채점착오
3백43명에 대해 금품수수나 청탁등 고의성이 없었던 것을 확인했습니까"
머쓱해진 성감사관은 "행정감사로는 한계가 있어서."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부정입시여부는 교육부가 철저히 감독해야할 주요업무다. 더구나
교육부직원의 정답지유출사태까지 이르러 온나라가 경악을 금치못하는
마당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부정입학의 기준도,학교법인 재단이사장 자격기준도
"잘 모른다"는 식의 무기력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준도 소신도 없이 당장 눈앞에 닥친 일만 변명하기에 급급한 교육부를
지켜보며 후텁지근한 회의장안이 더욱 답답하게 느껴졌다.

<노혜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