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120) 제1부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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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도 가고,새해가 밝아왔다. 만연(만연) 일년,서기로는 1860년이었다.
설날 오후,미도번의 검도 도장 사범인 세키데쓰노스케는 천구당의 몇몇
동지들과 함께 유폐생활을 하고 있는 다이묘 도쿠가와나리아키를 찾아갔다.
세배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들은 거절을 당했다. 문지기들이 세배 사절이라는 것이었다.
다만 찾아온 사람들의 명단만 장부에 적어놓고 돌아가라고 하였다.
유폐생활을 하고 있는 다이묘에게 설날이라 하여 많은 세배객들이 찾아가면
근신(근신)에 위배되는 터이라,제생당에 속하는 중신들이 그렇게 조치를
했던 것이다.
도리없이 그들 일행은 제각기 장부에 성명을 적어놓고 돌아서는 수밖에
없었다.
"세상이 언제까지 이모양 이꼴이려나" "글쎄 말이야. 금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야 될텐데." "아마 금년에는 무슨 일이 있을 거야. 언제까지나
이대로 가다니 말이 아니잖아" "맞어. 말이 아니지"
헛걸음을 한 일행이 돌아가면서 투덜거렸다. 그러나 세키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지난해 가을 어느 날 밤,에도 번저에서 온 다카하시다이치로와
둘이서 다이묘를 찾아갔던 그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다카하시로부터 거사에 관한 얘기를 듣고서 다이묘는 "그런 중대한
문제는 당장에 결정할 수 없는 일 아닌가. 두고 생각해 보자구"하고
말했었다. 그리고 자기가 마지막으로 "마음이 결정 되시면 저를 불러서
하명해 주십시오"하니까,그말에 대하여 다이묘는 분명히 "알았네. 물러가
있게"했었다. 그런데 그뒤 해가 다 가도록 아무 하회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 찾아가 세배를 하면 무슨 얘기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세배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했으니,어떻게 하는 게 좋을는지. 세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아무래도 밤에 혼자 찾아가는 게 옳을 것 같았다.
말하자면 공식적으로는 세배가 안되니,비공식적으로 은밀히 세배를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 밤,세키는 혼자서 다시 다이묘의 저택을 찾아갔다. 문지기가 두
사람이었는데,그가운데 한 사람이 마침 자기에게 검술(검술)을 익힌
제자였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지난해 가을 다카하시와 둘이 찾아왔을 때는 그가 에도 번저에 근무하는
신분이었기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같이 출입이 가능했었다.
설날 오후,미도번의 검도 도장 사범인 세키데쓰노스케는 천구당의 몇몇
동지들과 함께 유폐생활을 하고 있는 다이묘 도쿠가와나리아키를 찾아갔다.
세배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들은 거절을 당했다. 문지기들이 세배 사절이라는 것이었다.
다만 찾아온 사람들의 명단만 장부에 적어놓고 돌아가라고 하였다.
유폐생활을 하고 있는 다이묘에게 설날이라 하여 많은 세배객들이 찾아가면
근신(근신)에 위배되는 터이라,제생당에 속하는 중신들이 그렇게 조치를
했던 것이다.
도리없이 그들 일행은 제각기 장부에 성명을 적어놓고 돌아서는 수밖에
없었다.
"세상이 언제까지 이모양 이꼴이려나" "글쎄 말이야. 금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야 될텐데." "아마 금년에는 무슨 일이 있을 거야. 언제까지나
이대로 가다니 말이 아니잖아" "맞어. 말이 아니지"
헛걸음을 한 일행이 돌아가면서 투덜거렸다. 그러나 세키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지난해 가을 어느 날 밤,에도 번저에서 온 다카하시다이치로와
둘이서 다이묘를 찾아갔던 그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다카하시로부터 거사에 관한 얘기를 듣고서 다이묘는 "그런 중대한
문제는 당장에 결정할 수 없는 일 아닌가. 두고 생각해 보자구"하고
말했었다. 그리고 자기가 마지막으로 "마음이 결정 되시면 저를 불러서
하명해 주십시오"하니까,그말에 대하여 다이묘는 분명히 "알았네. 물러가
있게"했었다. 그런데 그뒤 해가 다 가도록 아무 하회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 찾아가 세배를 하면 무슨 얘기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세배
자체가 이루어지지 못했으니,어떻게 하는 게 좋을는지. 세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아무래도 밤에 혼자 찾아가는 게 옳을 것 같았다.
말하자면 공식적으로는 세배가 안되니,비공식적으로 은밀히 세배를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 밤,세키는 혼자서 다시 다이묘의 저택을 찾아갔다. 문지기가 두
사람이었는데,그가운데 한 사람이 마침 자기에게 검술(검술)을 익힌
제자였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지난해 가을 다카하시와 둘이 찾아왔을 때는 그가 에도 번저에 근무하는
신분이었기 때문에 별 어려움 없이 같이 출입이 가능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