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빠찡꼬업계의 대부 `정덕진씨에 대해 지난 90년 세무조사를
실시, 거액의 탈세사실을 적발하고도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
났다.
국세청은 90년 10월부터 정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정씨명의의 서
울 영등포관광회관 오락실 등 13개 빠찡꼬업소에서 1백80억원의 소득세
와 부가가치세 방위세 증여세 등을 탈루 또는 포탈한 사실을 밝혀 내고
고 91년 3월 탈세액을 추징만 하고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채 사건을 마
무리 지었다.
이에 대해 국세청측은 당시 정씨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드러난 탈세
는 `단순한 탈루''였을 뿐 조세범에 해당하는 `ㅅ사기등 부정한 방법에
의한 포탈''이 아니어서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조사결과 정씨의 탈세액중 24억원은 `단순탈루''가 아닌
`사기등 부정한 방법에 의한 포탈''로 드러났다.
이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지점 강력부 유창종 부장검사는 4일 정
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담당했던 국세청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
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부장은 또 국세청이 정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할 당시에도 정씨
의 포탈사실은 명백했었다고 밝혀 국세청측의 직무유기 가능성을 지적했
다.
국세청이 이처럼 정씨의 조세포탈사실을 적발하고도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과 관련, 정씨의 정계 및 관계 비호세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
느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한편 검찰은 4일 정씨가 폭력조직인 서방파두목 김태촌씨(45.수감중)
에게 거액의 활동자금을 건네준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인천 뉴송도호텔사장 피습사건으로 복역중 형집행 정지로 풀려
난 김씨가 89년 2월14일 정씨로부터 2억8천만원을 건네 받은 것으로 확
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씨가 광주신양파크호텔등의 빠징코 지분을 빼앗기 위해 김씨
에게 활동자금으로 이 돈을 건네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함께 정씨가 빠찡꼬업소의 수입을 가명계좌로 빼돌려 신고
소득을 줄이는 수법으로 88년부터 90년까지 자신과 부인의 각종세금 30
억9천여만원을 포탈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따라 검찰은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죄(조세포탈)와 공갈죄등
을 적용, 정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지난 91년3월 구입한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호화주택구입자
금 2백60만달러중 출처가 불분명한 1백60만달러에 대해 정씨가 "미국에
이민간 누나로부터 빌렸다"고 진술함에 따라, 미연방수사국(FBI)의 자금
추적결과를 통보받은 뒤 이부분에 대해 게속 조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