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이어 국내에서도 마침내 HD(고화질)TV용 브라운관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기술한국"의 장래에 또하나의 큰 획을
그은 업적이라고 할수있다.

기존의 TV보다 주사선이 많아 화면이 월등하게 선명한게 가장 큰 특장인
HDTV는 흔히 차세대TV라고 한다. 멀지않아 오늘의 컬러TV를 대체하게될
첨단제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많은 나라들이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물론 선진국들이다. 그러나 가장 앞서가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 86년에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88서울올림픽때 시제품을
내놓은바 있으며 뒤이어 상품화에도 일단 성공,현재 대당 100만엔이란 비싼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아직 개발 전이다. 미국은 98년부터 시험방송을 시작할
목표로 지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 고유의 HDTV개발진도만
놓고 보면 한국이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빠른 셈이라고 할수
있다. 반도체와 신호장치등 HDTV의 다른 핵심부품은 이미 개발이 끝난
상태인데 이번에 브라운관까지 개발함으로써 오는 8월7일 개막될
대전엑스포에 국내가전업체들이 시제품을 선보이게될 전망이다.

국산 HDTV용 브라운관 개발성공은 어느모로 보나 장하고 기쁜 일이다.
그러나 개발발표를 둘러싼 잡음은 유감천만이다.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더욱 돋보였을 것이다.

이 사업은 본래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선정,지난 90년6월부터 상공부산하
생산기술연구원주도로 추진되었다. 정부와 업계가 총1,0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서 4년뒤인 94년6월까지 시제품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였다.
개발에는 대학도 참여했다. 결국 이 사업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산.학.연 협력사업이었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결실을 독자발표함으로써
참여업체들간에 껄끄러운 분위기를 조성한 것은 잘잘못을 논하기에 앞서
서글픈 일이다. 작년9월 64메가D램발표 사건에 이어 두번째로서
근절돼야할 일이다.

우리가 사는 길은 기술개발뿐이다. 기술에서 앞서가고 기술경쟁에서
이겨야만 미래의 경제전쟁에서 살아남는다. 그러자면 국내경쟁업체끼리는
물론이고 외국업체와도 협력할 필요가 있다. 또 그게 오늘의 첨단기술
개발경쟁 현실이기도 하다.

국산 HDTV의 상품화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선의의 경쟁은 권장돼야 겠지만 협력하고 힘을 모으는게
중요하다. 예정을 앞당긴 개발성과에 일단 박수를 보내면서 한편 더욱
협력하고 성과를 나눠갖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