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들이 CATV프로그램공급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방송첫해(95년)만도 시장규모가 1천억원에 달할 전망인데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할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가 CATV방송국운영에 대한 대기업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어
프로그램공급시장에 대한 대기업들의 관심은 어느때보다 높다.

정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는 초기연도프로그램공급업자수는 10~15개.
그러나 채널이 영화 교양 오락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어 일부 "장사가
되는"채널에 대한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하다.

현재 이들기업중 선두주자는 삼성그룹의 삼성물산 제일기획 삼성전자
3개업체다.

삼성물산은 호텔신라의 유료유선방송망에 영화프로그램을 공급했던 경험을
살려 지난89년 드림박스라는 사업부를 두고 CATV사업을 전제로한
홈비디오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CATV전담팀을 구성한뒤 지난91년
스타비전이라는 프로덕션을 자회사로 설립,자체 프로그램제작및 편집능력을
갖추었다. 삼성이 참여하려는 분야는 유료영화채널로 이를위해 이미
1천5백여편의 국내외영화판권을 확보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스타비전에서는 "어떤날의 시작"이라는 특집드라마를 KBS에 납품하는등
자체제작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영화공급사인 비아콤
워너브러더스등과 프로그램공급제휴를 위한 접촉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제일기획이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교양 다큐멘터리. 지난90년
뉴미디어팀을 구성한 이회사는 세계최대의 다큐멘터리케이블네트워크인
미국의 디스커버리사와 독점프로그램공급계약을 맺었으며 미3대방송사중
하나인 NBC와도 같은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 성북구 장위동에
2백60평규모의 스튜디오를 완공,국내최초로 "내고향 좋을씨고"(MBC)
"남편은 요리사"(SBS)등 방송사 일일정규프로그램을 제작 공급하고 있다.
제일기획이 국내 방송외주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지난해 32%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CATV시장에 단독진출한다는 결론은 내린바
없으나 자회사인 스타맥스가 그룹에서 가장큰 홈비디오업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그룹도 서울프로덕션을 통해 CATV사업진출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드라마등 가정.오락분야에 참여할 이회사는 이미 1백70억원을 들여
1차설비투자를 마쳤으며 CATV방영을 위해 40억원을 투입,대하드라마
북간도와 12부작 "노벨문학의 고향"을 사전제작할 계획이다. 이미
만화영화등 3백여편의 프로그램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 가정.오락채널인
패밀리채널과 프로그램공급에 대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동아그룹은 지난해7월 자본금 40억원으로 설립한 동아마스타비전을 통해
영화채널에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올초에 이회사는 방송광고대행자격을
취득했으며 미국HBO사등과 프로그램공급제휴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아그룹과는 별도로 최원석회장의 실제인 원영씨가 지난89년 설립한
서울텔레콤도 음악채널에 진출한다는 계획아래 40억원을 투자,이미
가동중이며 MBC등에 제작물을 다수 납품하고 있다.

진로그룹도 지난해말 CATV사업에 진출키로 확정했다. 이회사는
영화채널진출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미 호텔롯데의 유료방송망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태평양그룹도 계열광고대행사인 동방기획을 통해 미국의 라이프타임채널과
같은 여성채널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아직 CATV사업참여계획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대우그룹이
영화CATV채널 참여를 위해 MGM 폭스 컬럼비아등 영화메이저들과 접촉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벽산그룹도 지난해말 중앙극장직영을 계기로
영화채널을 검토하고 있으며 선경도 SKC를 통해 영화채널을 넘보고 있다.
롯데월드내에 3개의 극장을 확보하고 있는 롯데그룹도 대홍기획에서
가정.오락,특히 어린이전용채널진출타당성을 점검하고 있다. 두산그룹도
동아출판사가 교육채널에,오리콤이 가정.오락채널에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효성그룹도 음악이나
가정.오락체널에,대농그룹은 음악이나 교육채널에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같은 기업들의 활발한 움직임과 함께 방송사나 언론사,정부유관단체나
공기업의 행보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체육진흥공단은 총2백50억원을 투입,올림픽공원내에 제작시설을 설립키로
하고 궁극적으로 스포츠전문채널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또
방송공사산하의 한국방송영상은 어린이.가정채널을 목표로 총5백억원을
투입,서초동에 스튜디오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방송사로는 KBS MBC SBS가 이미 확보되어있는 막대한 양의 프로그램을
배경으로 CATV사업진출을 확정지었다. 연합통신은 종합뉴스채널진출을
목표로 30여업체와 컨소시엄계약중이며 매일경제신문도 경제뉴스채널사업을
위해 대한상의등 15개기관및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김정호기자>